[이리저리뷰] 지구 그리고 국민과 농민… 동반 살자

2023.09.10 15:38:25

윤석열 대통령이 전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 중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 글로벌 기후위기 극복을 꾀하고자 그간 우리나라의 녹색기후기금(GCF) 기여 금액과 같은 3억 달러를 이곳에 더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국제연합(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6) 때 설치를 합의한 GCF에 초기 재원 103억 달러 중 1억 달러, 2020년~2023년 1차 재원 보충 당시 2억 달러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3~14일 통계청과 기획재정부는 각각 8월 고용동향과 월간 재정동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까지 30만 명대를 유지하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7월 20만 명대 초반까지 내려가 2021년 2월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협소했습니다. 

 

나라살림은 올해 상반기까지 국세수입이 40조 원 정도 덜 들어와 적자가 83조 원까지 급증한 형편으로 정부의 올해 연간 적자 예상치를 넘어섰고요.

 

나라살림이 이처럼 악화일로를 걸으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마당에 3000억 지원이라니 대다수 국민들 시선이 고울 리 만무합니다. 생활고 탓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는 거의 매달 접해도 좀처럼 마음에 익지 않네요. 

 

오늘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세계 각국과 자살문제 예방, 대책 마련 등 공동 노력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20년 전 오늘 제정한 세계 자살예방의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3월30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정 이후 매년 해당 일주일간을 자살예방주간으로 지정해 관련 행사를 여는 등 전 국민의 주의를 환기하려 노력하고요.

 

시계를 더 뒤로 돌려 지난 2001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사과를 요구하며 도쿄를 찾아 한 달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던 농민운동가 故 이경해 씨를 잠시 조명할까 합니다. 

 

열정적인 농민운동은 물론 농업 후계자 양성에 공헌해 1988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세계의 농부상’을 수여한 이 씨는 일찍부터 농민들이 열사로 칭하던 인물입니다.

 

이 씨는 2003년 2~3월, 스위스 제네바 소재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앞에서 농업 개방 협상 거부와 한국의 개발도상국 지위 보장 등을 바라며 또다시 한 달가량 식음을 전폐하고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같은 해 9월10일, 우리 시각 새벽 3시께 멕시코 칸쿤에서 WTO 제5차 각료회의 개막 후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대응하는 시위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해 이곳 시내 병원으로 황급히 옮겼으나 결국 출혈을 막지 못하고 오후 3시40분쯤 생을 마쳤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각료회의 장소인 칸쿤 컨벤션 센터로 진입하려던 1만여 명의 반(反)세계화 시위대와 멕시코 경찰이 충돌했고 우리 농민들은 농업시장 전면개방 시 한국 농업의 운명은 끝이라는 의미로 상여를 멘 채 시위를 벌였답니다. 상여까지 내세웠던 격한 시위에서 마목지기 역할을 자처하며 선두에 섰던 이경해 열사의 장례는 세계농민장으로 치러졌고요.

 

이때 영국 BBC는 그의 죽음이 WTO 정책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기 위한 ‘희생적 행동’이었다는 시위대의 말을 전했습니다. 멕시코 농촌변화연구소 소속 농업 생태학자인 피터 M. 로셋은 2008년 저서 '식량주권' 첫머리에 미국 싱어송라이터 스테판 오스만 사이드(스테판 스미스)가 노래한 '이경해를 위한 발라드'(A Ballad for Lee Kyung Hae)를 실었고요. 

 

아울러 대한민국 농민 대표로 더 나은 세계를 위해 WTO에 맞선 이경해 열사에게 바치는 책이라며 고인의 칸쿤 시위 당시 연설문까지 권두언에 담았습니다. 

 

"WTO가 농민들을 죽인다."  머나먼 타지 칸쿤에서 삶을 마감하기 전 이경해 열사의 마지막 외침입니다. 선량한 국민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분열 조장에 흔들림 없이 든든하게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전태민 기자 tm0915@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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