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사이] '아팠던 대한민국 웃음 지킴이' 눈사람이 바라는 새해는…

2024.01.01 14:57:25

 

새해가 밝았습니다. 대부분 덕담을 나눈 뒤 원하는 올해 소원을 빌거나 정리하며 새해 첫날을 보내고 있을 텐데요. 

 

사실 지난해에는 뉴스에서 유독 가슴 아프거나 힘든 소식을 자주 접했던 해입니다. 흉기 난동, 살인 예고, 납치와 같은 각종 사건·사고부터 엉망이었던 잼버리 사태,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의 사죄, 서이초 교사 사망 등 여러 일들이 많았는데요.

 

작년 3분기 말 자료는 내년에 공개되지만, 우리나라 총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 60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왔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2분기 말 원화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이 5956조9572억 원으로 집계됐는데요. 

 

비금융부문 신용은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자금 순환 통계를 바탕으로 주요 경제 주체인 가계와 기업(금융 제외), 정부의 부채를 합산한 금액을 의미합니다. 계속 꾸준하게 부채 규모가 늘어난 점을 생각하며 6000조 원은 가볍게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죠.

 

 

이런 우울한 얘기들만 가득한 연말에 한 줄기 빛 같은 소식들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질척대는 땅 위에서도 하얗고 귀엽게 자리 잡은 이 눈사람처럼요. 추운 날씨에 저절로 눈이 찌푸려지지만, 간혹 길가에 서 있는 눈사람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는데요. 새해 첫 '짜사이'에서는 그런 얘기들을 도란도란 나눠보고 싶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도산동에 사는 88세의 나삼오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모은 돈 32만 원을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에 기부했습니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은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모은 동전 5만 원과 지폐 3만 원을 두고 가기도 했고요.

 

충청남독 천안시에서는 지난해 12월30일 한 익명의 여성이 행정복지센터 앞에 9900만 원과 '이웃돕기 성금'이라는 쪽지가 들어 있는 가방을 두고 갔다고 하는데요. 재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원을 밝히기 거부한 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겼다고 합니다.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읍 행정복지센터에도 따듯한 분이 다녀갔습니다. 작년 12월26일 센터 직원들은 센터 앞에서 10kg 백미 60포대를 발견했는데요. 이와 함께 "없는 자들도 동행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용진읍이 됐으면 하는 아주 작은 소망을 몇 개 놓고 갑니다"라는 손편지도 있었습니다.

 

같은 달 18일 서울 광진구 중곡3동 센터 앞에는 저금통과 편지가 발견됐는데요. 익명의 기부자는 "비가 많았던 어느 날은 방으로 스민 빗물 속에 안타까움도 있었고 추웠던 어떤 날에는 보일러가 망가져서 야속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건강하게 따뜻하게 살 수 있어 그 모든 일들이 어떤 하루 같은 추억을 남기는 것 같아 꼭 싫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라고 편지에 운을 뗐는데요. 

 

그러면서 "열심히는 아니었겠지만 하루하루 살다 보니 반지하를 벗어날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비록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열심히 지내시는 분들께 쓰이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같은 훈훈한 소식에 추웠던 겨울이 조금이나마 따듯해지고 있는데요.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곳곳에서 퍼져 올해는 조금 더 아프지 않은, 그런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는 하루를 보내봅니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jy1212@issueedico.co.kr
Copyright © Issueedico All rights reserved.

2024.04.27 (토)

  • 동두천 1.0℃흐림
  • 강릉 1.3℃흐림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고창 6.7℃흐림
  • 제주 10.7℃흐림
  • 강화 2.2℃흐림
  • 보은 3.2℃흐림
  • 금산 4.4℃흐림
  • 강진군 8.7℃흐림
  • 경주시 6.7℃흐림
  • 거제 8.0℃흐림
기상청 제공

상호(제호) : 이슈에디코 l 주소 :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대로1길 18 l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5210 대표전화 : 070-8098-7526 l 대표메일 : eigig@issueedico.co.kr l 발행·등록일자 : 2018년 5월 22일 l 발행·편집인 : 정금철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은 발행·편집인이며 대표전화 및 대표메일로 문의 가능합니다. Copyright © Issueedic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