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투자자 은퇴 시점에 초점을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 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TDF는 근로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기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상품입니다. 이 펀드는 국내외 주식은 물론 채권과 예금, 부동산 등 다양한 글로벌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데요. 가입 초기에는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자산을 불린 뒤 예상 은퇴 시점에 가까워지면 채권 비중을 높여 투자 위험요소를 줄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4일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운용)의 설명을 빌리면 이미 미국과 같은 연금 선진국에서 운용 성과가 증명됐으며 대다수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에 들어있는데요.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TDF를 '현존하는 최고의 디폴트옵션'이라 칭찬한다고 합니다.
TDF의 은퇴시점은 출생연도+60년으로 따지기 때문에 5년이나 10년 단위에 맞춰 구분하는데요. 만약 은퇴시점이 2040년이라면 'TDF 2040', 은퇴시점이 2048년이라면 'TDF 2045'와 'TDF 2050'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이런 TDF를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게 TDF ETF인데, 현재 이 상품을 판매 중인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 같은 경향에 대응해 이날 미래에셋운용은 다음 날인 25일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하는 'TIGER(타이거) TDF2045 ETF'를 소개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는데요.

타이거 TDF2045 ETF는 이 회사가 처음 선보이는 TDF ETF며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활용하는 전 세계 최초 패시브형 TDF ETF라고 합니다. 생애 주기에 따라 S&P500 비중을 조절하는 TDF와 투명할뿐더러 저렴한 패시브 ETF 장점을 모았다는 게 이 운용사의 역설인데요. 상품명에 붙은 숫자는 은퇴 목표 시점을 뜻합니다.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미래에셋운용 김남기 부사장은 "미래에셋운용이 TDF ETF를 여태 출시하지 않았던 이유는 ETF 투자자와 TDF 투자자의 성향이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ETF 투자자는 공부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펀드 매니저에게 믿고 맡기고픈 투자자가 TDF 투자자이기에 3년간 고민 끝에 만들었다"고 제언했습니다.
타이거 TDF2045 ETF를 조금 더 쉽게 풀이하자면, 앞서 언급했듯 전 세계 최초 '패시브' TDF로, 펀드 매니저가 자산 비중을 시장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하는 기존 타 운용사들의 '액티브' TDF와 차이가 확연합니다.
예를 들어 액티브 방식이 인플레이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채권 대신 금 관련 자산을 조금 더 늘리는 식으로 판단해 이를 상품에 반영한다면 패시브 TDF는 사람의 판단 없이 정해진 글라이드 패스(Glude Path, 자산배분 곡선)를 따라가죠. 이런 운용 방식은 액티브 운용보다 예측이 용이하면서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TDF ETF에 왜 S&P500지수를 활용했을까요? 이 지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 대표 500개 대형 기업 주가를 종합한 것으로 'S&P500'를 이기는 액티브 전략은 거의 없다'는 말도 있듯이 우수한 장기 수익률을 자랑합니다.

미래에셋운용 전략ETF운용본부 윤병호 본부장은 "S&P500은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5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이처럼 글로벌 증시를 대변하는 S&P500에 집중 투자하면 가장 직관적으로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고요.
미래에셋운용의 이번 ETF 상품은 S&P500에 약 80%, 국내 단기채에 약 20%를 투자한 다음 은퇴 5년 전인 오는 2040년까지 매년 1%포인트(p)씩, 이후에는 매년 5%p씩 S&P500지수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런 이유로 매일 예측 수익 PDF와 향후 포지션까지 예측 가능하다네요.
특히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한다면 더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위험자산 비중이 80% 이하인 '적격 TDF'이므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주식·주식혼합형 ETF는 퇴직연금 감독 규정에 따라 최대 70%밖에 투자할 수 없죠.
하지만 만약 '타이거 미국S&P500 ETF'에 70% 투자 후 남은 30%를 타이거 TDF2045 ETF로 굴린다면 연금의 최대 93%를 S&P500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전술한 것처럼 기존 TDF 상품보다 낮은 운용 비용 역시 장점인데요. 이 상품의 총보수 0.19%로 기타 비용이나 피투자 펀드 보수를 다 합쳐도 현재 상위 50개 TDF 상품의 평균 합성 총보수 0.75%보다 저렴합니다.
TDF는 장기투자 상품이라 보수 및 수수료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운용전략에 따라 보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운용전략이 유사하다면 보수가 낮을수록 유리한 게 당연지사입니다.
윤병호 본부장은 "현재 TDF ETF 시장은 치열하고 고도화되면서 과열됐는데, 그만큼 어렵고 복잡해진 상품을 투자자가 이용하기 쉽지 않다"며 "우리는 본질을 생각해 노후 원 티켓(One Ticket) 솔루션인 상품을 고안했다"고 첨언하네요. 더불어 당분간 패시브 DTF ETF에 집중해 라인업을 확대할 만한 여러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TDF ETF는 은퇴 시점 또는 은퇴 후까지 투자하는 장기투자상품이기에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과가 중요하죠. 은퇴 이후 펼쳐질 제2의 인생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운용사가 인기상품 라인업에 당당하게 배치할 패시브 TDF ETF 상품의 확대를 기대해 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