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지주 무작위 앨범 소개] Rings of Saturn 'Lugal Ki En'

2025.06.15 08:49:15

우주가 만들어낸 전장의 교향곡

[악덕 지주(극히 관적인) 무작위 명반 소개] 열두 번째는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더블린에서 결성된 비교적 신진 테크니컬 데스코어 밴드 'Rings of Saturn(링스 오브 새턴)'의 'Lugal Ki En'.

 

Lucas Mann(루카스 만)의 단독 프로젝트였던 Rings of Saturn은 미국의 익스트림 메탈 전문 레이블인 Unique Leader Records와 계약 후 정식 밴드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기술적인 연주, 초고속 기타 솔로, 복잡한 곡 구조를 내세우며 팬층을 넓혔습니다.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위시해 외계 생명체, 우주 등 미래지향적인 소재를 곡으로 만든 루카스 만이 밴드 방향성을 따라 멤버 라인업이 바뀌며 앨범 작업을 하는데 2014년 시월 14일에 나온 이 밴드의 정규 3집 앨범 Lugal Ki En은 빌보드 200 차트 126위에 오르기도 했죠.

 

고대 수메르어로 '지구의 왕, 우주의 왕'을 뜻한다는 앨범명처럼 인류 정복 후 신의 영역까지 넘보는 외계 존재들에 의한 선악 대립이라는 SF적 전쟁사(戰爭史)를 들려줍니다.

 

총 재생시간 44분 34초로 열두 곡이 담겼으며 루카스 만은 기타, 베이스, 키보드, 신디사이저, 프로그래밍을 맡았죠. 보컬은 Ian Bearer(이언 베어러), 기타와 베이스는 Joel Omans(조엘 오만스)이 담당했고요. 세션 뮤지션은 드럼의 Aaron Kitcher(애런 키처), 4번 트랙의 기타 솔로 Rusty Cooley(러스티 쿨리)입니다.

 

총평을 하자면 밴드 특유의 '뿅뿅' 우주적 오락실 사운드를 프로그레시브 기조에 버무려 전작보다 성숙함이 물씬 풍기는 앨범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장르가 테크니컬 데스코어인 만큼 기교를 가미한 초고속 강력 리프와 드러밍은 기본입니다.

 

 

오프닝 곡 'Senseless Massacre'는 각각 연주자의 솔로 파트가 돋보이며 밴드 특유의 외계적 사운드를 집약한 느낌이죠. 다음 곡 'Desolate Paradise' 역시 각 솔로 파트를 살린 브레이크다운과 하이 템포 리프를 이어가면서도 곡 중간 멜로디 파트를 넣어 자연스러운 전개를 살렸습니다.

 

멜로디 반복이 인상적인 세 번째 트랙 'Lalassu Xul'은 이질적인 분위기로 혼돈을 주며 게스트 Rusty Cooley의 기타 솔로가 들어가는 네 번째 곡 'Infused'에서 기술적인 면모를 한층 강화하죠. 보컬과 기타 사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40초의 짧은 전환곡인 5번 트랙 'Fractal Intake'는 신디사이저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6번 트랙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앨범의 중간부 역할을 책임지는데요. 'Natural Selection'은 인트로부터 메다꽂는 리프가 복잡하게 엉킨 리듬에 제자리를 찾아주며 중심을 잡습니다.

 

7번 곡 'Beckon'은 테크니컬 데스코어의 전형을 나타내는 곡으로 드럼, 기타가 곡 전체를 이끌면서 리듬과 속도감의 늪에 서서히 빠지게 하죠. 갈피를 잡기 어려운 구성이지만 '손짓해 부른다'는 곡명에 왠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음 곡 8번 'Godless Times'은 밴드의 초기 음악스타일을 연상할 수 있는데 기타와 신디사이저 조합의 기술적인 분산 화음이 감상포인트죠. 이 앨범 수록곡 중 가장 프로그레시브하고 말랑한 감성(?)으로 한 템포 쉬어가며 다음 곡을 기대하게 합니다.

 

아홉 번째 트랙 'Unsympathetic Intellect'는 복잡다단한 곡 구조와 전개를 내세워 혼돈 속의 질서를 느끼게 하며 할퀴면서 외치는 보컬의 공격성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묵직하고도 파괴적인 리프와 얼터너티브한 템포가 뒤섞인 10번 곡 'Eviscerate'는 밴드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요.

 

열한 번째 트랙 'The Heavens Have Fallen'은 7분가량의 연주곡으로 밴드 악기 파트별 역량을 재차 선보입니다. 외계 존재의 사투로 무질서했던 전쟁의 최종장을 장식하듯 다채로운 리프와 멜로디, 전개가 어우러진 곡이죠.

 

마지막 곡 'No Pity for a Coward'는 같은 2000년대 중반 데스코어 부흥기의 주축에 섰던 밴드 'Suicide Silence'의 대표곡을 재해석한 노래입니다. 원곡과 비교해 역시나 기술·공격적인 면모를 부각했으며 2012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원곡 밴드의 보컬리스트 Mitch Lucker(밋치 러커)를 추모하는 의미도 담았다고 하네요.

 

매번 앨범을 소개할 때마다 '글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일은 천양지차'라는 첨언을 꼭 붙이고 싶습니다. 이번 앨범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Senseless Massacre      3:34
Desolate Paradise      3:25
Lalassu Xul      3:39
Infused (feat. Rusty Cooley)      3:21
Fractal Intake      0:40
Natural Selection      3:54
Beckon      3:28
Godless Times      3:32
Unsympathetic Intellect      4:06
Eviscerate      4:27
The Heavens Have Fallen      6:51
No Pity for a Coward (Suicide Silence cover)      3:30

 

/이슈에디코 정금철 기자/



정금철 기자 ieeditor@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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