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 노우 노후?' 美 대표 노후준비상품 TDF는?

2019.06.04 17:24:45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리처드 탈러 교수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행동경제학을 통한 퇴직연금 활성화라고 하는데요. 베스트셀러 '넛지(Nudge)' 저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 대표 퇴직연금인 401K의 활성화를 위해 넛지 개념을 바탕으로 '디폴트옵션'을 제안했습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는 우리나라 퇴직연금도 수익률 제고를 위한 넛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도의 양적 규모는 성장하고 있으나, 가입자의 무관심 속에 수익률은 부진한 상황인데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운용실태를 살펴보면, 가입자 중 최초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비중이 41%에 달합니다. 또 1년 동안 상품을 변경하지 않는 비중은 83%로 매우 높습니다. 

 

이 연구소 김은혜 책임연구원은 "노후를 책임져야 할 퇴직연금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퇴직연금에 시간과 노력을 쏟기 어렵다면, 알아서 운용해주는 금융상품 활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적격투자상품에 자동 투자하는 디폴트 투자옵션을 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2017년 기준 미국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98.8%가 디폴트 투자옵션을 설정하고 이 가운데 85.2%가 TDF(Target Date Fund)를 선택했다네요. 

 

TDF는 가입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은퇴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편입비중이 낮아지는 자산배분펀드입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TDF를 '현존하는 최고의 디폴트옵션'이라 칭찬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TDF 시장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조900억 달러(약 1300조 원)입니다.

 

TDF는 일반적인 은퇴시점(Target Date)을 기준으로 초기에는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두다가 은퇴시점이 다가올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투자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펀드명에 은퇴시점을 함께 표기하는데요. 예를 들어 'TDF 2040'은 은퇴시점을 2040년으로 설정한 TDF를 의미합니다.

 

김 연구원은 "TDF는 은퇴시점에 따라 미리 정해진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며 "연금자산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기 어려운 근로자 등 일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TDF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을 때는 2016년인데요. 당시 TDF 연말 잔고는 700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 4월 기준 1조5000억 원까지 성장했습니다. 현재 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TDF를 출시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TDF는 대표적인 노후준비상품으로 자리 잡는 중이지만, 만능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은퇴시점에 따라 생애주기별 자산배분전략을 실시하는 만큼 투자자의 투자성향 및 금융시장 변화를 고려하지 않거든요. 또 글로벌자산에 분산투자하더라도 변동성 있는 주식·채권에 투자하므로 시장환경에 따라 가격하락 위험도 존재합니다.

 

우선 TDF에 가입하기 전에 은퇴시점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TDF의 은퇴시점은 출생연도+60년으로 따지기 때문에 5년이나 10년 단위에 맞춰 구분합니다. 은퇴시점이 2030년이라면 'TDF 2030', 은퇴시점이 2028년이라면 'TDF 2025'와 'TDF 2030'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은퇴시점을 맞췄다면 운용사별로 상이한 운용전략도 따져야 하는데요. 은퇴시점이 같은 TDF라도 주식투자 비중, 해외자산 투자비중, 투자스타일 등 운용사별 운용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과 위험수준이 달라집니다. 

 

아울러 TDF는 장기투자 상품이라 보수 및 수수료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요. 운용전략에 따라 보수 차이는 발생할 수 있으나, 운용전략이 유사하다면 보수가 낮을수록 유리합니다.

 

김 연구원은 "TDF는 글로벌 자산배분을 위해 여러 개의 하위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하위펀드에 숨어 있는 합성보수를 감안하면 펀드보수가 높은 편"이라며 "TDF 투자 시 상대적으로 펀드보수가 낮은 연금저축, 퇴직 연금, 온라인전용 클래스를 선택하면 비용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여기 더해 TDF의 환헤지(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거래 방식)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매매시점 환율에 따라 추가 손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대부분 TDF는 환율변동위험을 차단하는 환헤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 운용사는 환노출형으로 환율변동에 영향을 받습니다.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고픈 투자자는 환헤지형을,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환노출형 TDF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TDF는 은퇴시점 또는 은퇴 후까지 투자하는 장기투자상품이기에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과가 중요하다고 첨언하는데요.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 TDF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돼 장기 성과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미국 TDF는 최근 5년간 연평균 9%의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며 "현재까지 성과를 중심으로 고려하되, 기간이 경과하면서 장기 성과가 좋은 펀드로 추후 교체 매매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김수경 기자 sksk@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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