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시중은행들 '너도나도' 어려운 금융용어 순화…고객 편의 증진 도모

2019.11.11 16:29:12

#. 고객님, 지금 보니까 통장에 미결제 타점권이 있어서 인출이 안 되네요.

(통장에 아직 결제되지 않은 다른 은행 수표가 있어 돈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 고객님, 추가 대출 관련해서 문의를 주셨다고요. 차주가 본인 맞으세요?

(추가 대출 관련해서 문의를 주셨다고요. 대출하실 분이 본인이 맞으세요?)

 

[IE 금융] 시중 은행들이 금융 소비자들이 알기 어려운 금융용어나 잘못된 표현을 개선해 고객 편의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전문용어나 일본식 한자어, 외국어 투의 단어나 문장이 많아 소비자들이 상담이나 계약서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관행처럼 사용 중인 은행 중심의 용어를 고객 중심으로 개선하는 '고객 중심! 이해하기 쉬운 은행용어 사용'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 은행은 지난달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참여형 대직원 테마 제안'을 실시하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총 30개의 개선 용어를 선정했다.

 

예를 들어 '날인'은 '도장을 찍다', '내점'은 '방문', '차주'는 '대출 신청하신 분' 등으로 바꾼 것. 또 대출에서 사용됐던 '내입' '상계'는 '일부 상환' '예금 해지 후 대출상환'처럼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변경했다.

 

KB국민은행도 금융 언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사용하기 위해 KB글쓰기 원칙을 담은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하고 지난달 23일부터 KB스타뱅킹에 적용했다.

 

 

KB고객언어가이드는 맞춤법, 표기법, 띄어쓰기 등 기본적인 오류부터 일본어투, 과도한 높임법처럼 오랫동안 잘못 사용한 표현을 다룬다. 또 은행원이 사용하는 언어가 고객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문장 표현과 용어를 바꾸는 것에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제공합니다'는 '~받습니다'로 고치고 '고시' '통보'는 안내나 알림으로 대체한다. 견양과 계약응당일과 같은 한자어는 보기, 계약해당일 등으로 쉽고 명확하게 바뀐다.

 

여기 더해 KB국민은행은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권 최초 국립국어원과 협약해 금융언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변경하는 작업을 함께 전개하기로 했다. 또 개선된 용어를 자동으로 변환 및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사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KB고객언어 개선 후 KB스타뱅킹 사용 이해도 조사에서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정기적으로 금융 언어 개선을 시행 중이다. 일례로 2012년 대출과 상품별 약관의 어려운 문구를 고쳤다. 또 CS에서는 지난 7월 '기장을 쓴다'를 '통장을 정리한다'로 순화해 안내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부터 '고객' 대신 순우리말인 '손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영업점을 찾는 금융 소비자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대고객응대 등을 위시한 전반적 업무 수행 시 고객 대신 손님이라는 용어를 쓰는 중이다. 고객(顧客)은 단골로 오는 손님을 뜻한다. 당연히 국립국어원은 이를 단골손님이나 손님으로 순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손님은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이라는 '손'의 높임말인 순우리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어 하나만 바꿔도 고객 이해도와 만족도가 달라진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어려운 용어나 잘못된 표현을 고치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강민희 기자 mini@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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