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걸고 하는 장사' 기업명에 숨겨진 얘기 : 창업주 편

2019.11.19 16:10:00

 

"오늘은 친구랑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배스킨라빈스에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또 소화도 시킬겸 마트에서 장을 봤다. 친구는 볶음밥에 쓸 것이라며 굴소스 이금기를 샀고 나는 켈로그와 허쉬 초콜릿을 샀다. 만족스런 하루였다."

 

언젠가 썼던 일기의 한 부분을 발췌했습니다. 일기 속 브랜드들은 너무나 유명한 브랜드인데요.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더욱 신뢰가 가는 이름들입니다.

 

근데 앞서 기업들의 이름이 모두 창업주의 이름인 사실 알고들 계시나요? 지난 이것봐라에서는 소설이나 설화 속 인물의 이름을 차용한 기업명들을 알아봤는데요. ("설화·소설·신화…" 기업명에 숨겨진 얘기 : 인물 편) 오늘 '이것봐라'에서는 창업주의 이름으로 시작한 글로벌기업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선 배스킨라빈스31(Baskin Robbins 31)은 지난 1945년 설립자 버튼 배스킨과 어니 라빈스의 이름에 한 달을 의미하는 숫자 31을 더해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한 달 동안 매일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는 재미를 준다는 의미인데요.

 

잠깐 얘기를 딴 길로 새보자면, 어브 라빈스의 아들인 존 라빈스는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버튼 배스킨은 1967년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는데요. 그는 당시 과도비만에 고혈압, 당뇨 합병증 등으로 각종 병을 달고 살았다네요. 존 라빈스는 그런 삼촌의 모습을 늘 봤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아이스크림을 더 먹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존 라빈스는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을 포기한 채 바른 먹거리운동, 환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또 미국 전역을 돌며 아이스크림의 유해성을 전파한 적도 있다네요.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의 창업주들은 딕 맥도날드와 마크 맥도날드 형제입니다. 이들 형제는 인기 있는 핫도그 가게를 운영하다 1940년 가게를 확장 이전한 뒤 '맥도날드 바비큐'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이후 밀크쉐이크 기계 영업사원인 레이 크록이 형제를 설득해 프랜차이즈 경영권을 얻어 프랜차이즈를 확장했습니다.

 

판다 그림이 그려진 굴소스로 유명한 브랜드 '이금기'도 있는데요. 중국 광둥 한 지역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이금상이라는 요리사가 만들었습니다. 이금상은 1888년 어느 날 굴요리를 하던 중 불 끄는 것을 깜빡했는데요. 졸고 일어난 사이 굴이 졸았는데, 맛이 좋아 이를 소스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금기는 창립자 이금상 이름에 기(記)자를 더해 만들어진 상호입니다.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이름 일부에 기자를 더하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현재 이 상품은 전 세계 1위 굴소스 브랜드로 100개 이상 국가에서 220여 종의 상품을 판매 중입니다.

 

창업자 이름을 딴 상품하면 초콜릿 '허쉬' 제품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밀튼 허쉬는 어릴 때부터 사탕을 좋아했는데요.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사탕을 많이 못 먹자 성인이 된 뒤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사탕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허쉬는 1886년 랜캐스터 캐러멜 컴퍼니에 입사, 1894년 랜캐스터 캐러멜 컴퍼니의 자회사인 더 허쉬 컴퍼니를 설립하는데요. 현재 이 회사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기업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호랑이 기운이 담긴 '켈로그'도 창업주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켈로그는 1906년 미국의 배틀 크릭 토스티드 콘플레이크 컴퍼니에서 만든 시리얼 브랜드인데요. 설립자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의 상품명을 고안했다고 합니다.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는 형이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일한 적 있는데요.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의 형 존 하비 켈로그 박사는 환자들에게 건강한 식단을 권유했지만, 당시 시중에서 건강식품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켈로그를 만들게 된 계기라네요. 

 

그러나 형은 이 회사가 요양소의 부속기관으로 남길 원한 반면, 동생은 상업화를 바랐다고 합니다.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동업은 결렬됐는데요. 동생인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가 다시 회사를 세우면서 시장에 이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창업주 이름을 내건 회사들이 있는데요. 다들 알고 계실 대표적인 예를 하나만 들자면 안티푸라민, 삐콤씨로 유명한 제약회사 유한양행입니다. 유한양행은 건군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자 청년사업가였던 유일한 박사가 1926년 세운 회사입니다. 회사명의 뜻은 유일한 박사의 '유한(柳韓)'과 세계로 통한다는 뜻의 '양행(洋行)'을 따왔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김수경 기자 sksk@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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