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 금융] 신한카드가 지난 2003년 발생한 카드대란 피해 차주를 돕기 위해 이 당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보유한 채권 전액을 매각한다.
12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이 카드사는 상록수가 갖고 있던 신한카드 장기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새도약기금에 이관한다.
◇'2003년 카드대란' 내수 소비 활성화 정책·카드사 과열 경쟁서 발발
2003년 카드대란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소득공제 혜택 ▲현금서비스 한도 폐지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 등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하면서 시작됐다.
정부 정책과 함께 카드사는 소득이 불분명한 사람이나 대학생, 미성년자 등에게 카드를 발급하며 무분별한 경쟁에 나섰다. 그 결과 1990년 약 1000만 장이었던 카드 보유 수는 2002년 1억 장을 돌파했으며 이듬해 카드 연체율이 20~28%까지 치솟는 결과를 낳았다. 신용불량자 역시 2003년 말 기준 400만 명이었는데, 이는 당시 경제활동인구의 약 20%였다.
카드대란 확산에 LG카드(現 신한카드), SK카드(現 하나카드) 외환카드(現 우리카드) 등 당시 일부 카드사는 부도 위기에 빠지며 매각과 인수합병(M&A)을 거치기도 했다.
사회적 문제로 커지자 정부 역시 부랴부랴 카드 발급 규제를 강화했으며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였다. 또 신용회복지원제도를 통해 연체자 구제를 진행했는데, 이를 위해 상록수가 설립됐다. 현재 ▲신한카드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카드 ▲KB국민은행과 대부업체 세 곳이 주주며 약 9만 명, 7000억 원의 채권을 보유 중이다.
◇정부, 상록수에 채권 매각 요청…신한카드 "차주 상황 일찍 헤아리지 못해 송구"
올해 정부는 상록수 주주사에 장기 연체채권을 지난 2024년 출범한 새도약기금으로 매각하라고 요청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무담보 채권을 매입, 소각하고 조정하는 제도다.
해당 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면 대상 차주의 추심이 즉시 중단되고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조정 및 분할상환 추진된다. 더불어 기초생활수급자를 포함해 상환능력이 없는 차주의 경우 1년 이내 채권 자동 소각된다.
다만 상록수 정관을 보면 '사원총회 결의는 총 사원의 동의에 의한다'고 규정하기에 전체 주주사 가운데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채권을 넘기기 어렵다. 민간 회사인 만큼, 당국이 강제할 수단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한카드가 선제적으로 차주들의 재기 지원에 나선 것. 이번 매각과 관련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20년이 넘는 기간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놓인 차주들의 상황을 더 일찍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채권 전액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X(前 트위터)를 통해 "이런 원시적인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국무회의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상록수를 비판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비판과 신한카드 매각 결정 이후 다른 주주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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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는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분리·인수, 처리하는 별도 기관 또는 특수목적법인(SPC).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캠코가 유사한 역할 수행 중. 캠코는 지난 1962년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부실채권 인수·정리, 국유재산 관리, 체납세금 징수 등 담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