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으러 가기가 무섭다"
최근 주유소 앞에 선 운전자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한탄입니다. 이는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이 어느새 1900원대로 치솟았기 때문인데요.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휘발유 기준 국내 주유소 전국 평균가는 리터당 1953.27원으로 전일 대비 4.87원 올랐습니다.

이번 고유가의 핵심 원인은 중동에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에 기습 공습을 단행하며 이란 전쟁이 시작됐는데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개발 저지와 함께 지역 내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수뇌부 암살과 주요 시설 공습에 나서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66달러에서 113달러까지 치솟았는데요.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 70.7%와 액화천연가스(LNG) 20.4%가 중동에서 오는 데다, 수입 원유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여서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우리 에너지 수급에 직격탄입니다.
이에 국내 카드사들이 고객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혜택 강화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동시다발로 주유 특화카드 할인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데요.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에 주유·대중교통 특화카드 추가 할인과 지원 추진을 지시한 게 기폭제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카드사별 혜택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신한카드는 '딥오일(Deep Oil)'과 'RPM+ 플래티늄샵 카드'를 다음 달 말까지 신규 발급하는 고객에게 초년도 연회비 전액을 캐시백으로 돌려줍니다. 또 5만 원 이상 주유 시 기존 카드 혜택에 더해 3%를 추가 캐시백하는데, 월 최대 1만 원, 두 달 합산 최대 2만 원을 받을 수 있다네요.
삼성카드는 HD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전월 실적에 따라 주유 금액의 10%, 월 최대 3만5000원을 할인해 주는 '삼성 iD STATION 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통신비 ▲편의점 ▲온라인쇼핑 등에서 이용금액 5%씩 월 최대 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카드는 내달까지 ▲CLUB SK 카드 ▲MULTI Oil 카드 ▲MULTI Living 카드 ▲MG+ Blue 카드 등 주유 특화 4종을 대상으로 연회비 지원과 추가 캐시백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건당 5만 원 이상 주유 시 기존 혜택과 별도로 2500원을 추가로 돌려주는데요. 월 2회 적용되기 때문에 4월과 5월 최대 1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이달 1일 이용분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해 이미 카드를 쓰고 있던 기존 고객도 실질적인 혜택을 챙길 수 있습니다.
KB국민카드는 주유 특화카드 이용 시 리터당 최대 150원 할인에 신규·휴면 고객 대상 연회비 100% 캐시백을 제공합니다. K-패스카드 고객 5만 명을 추첨해 환급액 30%를 추가 지원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고요.
NH농협카드는 오는 1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전국 모든 주유소를 대상으로 개인 신용카드 건당 3만 원 이상 결제 시 리터당 50원 캐시백(1인당 최대 1만 원, 월 한도 5000원)을 지급합니다. 더불어 주유 특화 카드 3종 신규·휴면 고객에게는 연회비 100% 캐시백도 제공한다네요.
롯데카드는 다음 달 말까지 주유 특화 카드 '로카 포 오토(LOCA for Auto)'를 포함한 6종 카드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연회비 전액 환급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주유 업종 결제 금액 5%를 캐시백으로 지급하는데, 이벤트 기간 중 최대 1만 원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고요.
한편, 카드사들이 혜택 확대에 나선 와중에 유통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전날 긴급호소문을 통해 고유가 기간에 한해 카드수수료율도 탄력적으로 낮춰 주유소의 가격 인하 여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협회는 유가 수준에 따라 카드수수료율을 한시적으로 0.8~1.2% 수준으로 적용하자고 제시했는데요. 예를 들어 리터당 1800원 이상이면 1.2%, 2000원 이상일 경우 1.0%를 적용하자는 게 이들의 입장입니다.
고유가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지금, 우리나라 모든 업계가 버텨낼 수 있는 구조적인 해법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