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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 '빨간불'에 퇴직연금 판도 변화…보험사, 다각도 변신 '필요'

 

은퇴가구 3명 중 1명이 생활비 부족을 겪는 현재, 중고령층 절반이 장례비용 또는 상속·증여와 같은 계획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재무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는데, 특히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비롯한 사적연금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됐다.

 

◇은퇴가구 금융지식 점수 63.6점…3명 중 1명 생활비 부족 '토로'

 

19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중고령소비자의 금융역량과 과제' 리포트에 따르면 이들은 중고령자 기준을 55세 이상으로 정의했다. 이후 이들의 '금융역량'을 조사하기 위해 전국 55~79세 중고령자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 금융지식 평균 점수는 63.6점(100점 환산)이었는데, 특히 복리·채권가격·대출 문항에서 정답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퇴직연금에 가입했거나 가입 중인 소비자 중 수령 방법, 근로자 역할, 운용 수익, 퇴직소득 세제 관련 지식 평균 점수는 75점이었다.

 

노인의료비와 노인장기요양보험 관련 지식 평균 점수는 69.3점으로 집계됐다. 다만 장기요양보험 급여 유형과 노인간병비 공적 지원 주체, 장기요양보험 수급권 신청 절차 등에 대한 이해도는 낮았다.

 

중고령자의 재무 계획에서 중요 항목 '노인돌봄' 비용 계획 여부 조사에서는 '생각은 했지만, 실천한 것이 없음' '진지하게 생각한 적 없음' '잘 모르겠음' 등 응답이 48.9%를 기록했다. 장례비용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응답 역시 54.7%, 상속 및 증여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44.7%로 집계됐다.

 

재정상태(자산·부채·저축 등)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44.8점이었는데, 미국 CFPB의 재정적 안정 및 만족 상태(Financial Well-being) 지표 기준으로 살폈더니 응답자 37.9%는 경제 상황으로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예상했다. 이어 36.6%는 경제적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또 은퇴자 또는 배우자가 은퇴자인 응답자 가운데 최근 1년간 생활비 충분 여부에서 32.5%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은퇴 후 가구 월 소득은 은퇴 직전 평균 월 소득의 56.0% 수준을 보였다.

 

여기 더해 응답자 49.2%는 부채를 보유 중이며 이 중 61%는 현재 부채가 과도하다고 인식했다. 부채 상환 재원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 72.1%, 금융자산 처분 15.8%이었다.

 

자세히 보면 ▲노인돌봄 48.9% ▲재정 위임과 같은 금융계좌 접근 준비 84% ▲장례 비용 54.7% ▲상속 및 증여 44.7%가 부족한 것으로 답했다.

 

◇사적연금 중요성 부각…2050년께 은퇴 전 소득 '25%' 보장 가능

 

실정이 이렇다 보니 사적연금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됐다. 현재는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약 5%(퇴직연금 2.1%, 개인연금 3.12%)지만, 가입 확대와 연금화가 이뤄질 시 2050년 전후로 사적연금만으로도 은퇴 전 소득 25%까지 보장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보험연구원 강성호 선임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연금정책과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0%에 육박하다며 공적연금 외에도 사적연금을 포함한 여러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제도 개선과 투자 수익률 제고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현재 퇴직연금 가입률은 53%, 개인연금 가입률은 10%으로 참여도가 낮다. 여기에 연평균 수익률도 2% 수준이다.

 

이에 강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투자수익률이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소득대체율이 최대 3~5%p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40년 기준 수익률이 3%에서 6%로 올라갈 경우 소득대체율은 13.3%에서 25% 수준까지 확대했다.

 

◇퇴직연금 절대 강자 보험사 주춤…실적배당형 상품 도입 '필수'

 

이런 가운데 올 1분기 퇴직연금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보험사가 은행에 밀려났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공시를 보면 올 3월 말 기준 신한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은 54조7393억 원으로 삼성생명(53조4763억 원)을 앞지르며 1위에 올라섰다. 삼성생명의 1위 이탈은 지난 2005년 12월 퇴직연금 제도 신설 이후 처음이다.

 

이는 최근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공격적인 운용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신한은행의 원리금 비보장상품 적립액은 지난 2024년 말 7조1462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4조9025억 원으로 급증했다. 고객이 투자를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DC)형 증가율은 각각 16.2%, 33.7%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생명은 투자를 금융사에 맡기는 DB형이 퇴직연금 적립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 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보험사는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크기 때문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보험사의 자리는 점차 줄어든 것. 작년 말 기준 전체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액에서 보험사 비중은 21.1%로 전년 대비 1.7%p 떨어졌다. 지난 2019년 28.5% 수준이었던 상황과 정반대인 모습을 보인 것.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서는 실적배당형 상품 도입과 함께 연금 인출 구조의 다양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험연구원 조영현 연구위원은 "상품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연금 적립기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며 "다만 보험사는 증권사와 단순 수익률 경쟁이 아닌, 보험 고유의 리스크 보장 기능을 위험자산 투자와 결합하는 차별화 전략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경쟁력 있는 펀드를 적극 제공하고 인출 방식을 다변화할 수 있다"며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가 계속 출시하는 만큼, 유망 ETF를 편입해 소비자 수요를 맞추고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을 도입하지 않은 보험사는 이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