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문화] 다음 달 20~26일 열리는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성해나, 정보라 작가가 스페셜 큐레이터로 참여하는 'RE:Discover 큐레이션' 상영작을 공개했다.
24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따르면 RE:Discover 큐레이션은 영화인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스페셜 큐레이터로 참여해 관객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선정하는 섹션이다.
고전과 신작 구분 없이 서사와 형식, 사회문화적 함의, 영화미학 등 여러 층위에서 작품을 살핀 다음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그 의미를 현재의 시선으로 넓힌다.
올해는 서로 다른 문학세계를 구축 중인 성해나, 정보라 작가가 참여한다. 성해나 작가는 조너선 드미 감독의 '레이첼, 결혼하다', 정보라 작가는 반종 피산다나쿤과 팍품 웡품이 공동 연출한 태국 공포영화 '셔터' 선정했다.
레이첼, 결혼하다는 약물 중독 치료 시설에서 생활하던 킴이 언니 레이첼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흩어졌던 가족이 다시 모이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쌓인 원망과 죄책감이 다시 드러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선정 이유에 대해 성해나 작가는 "이렇게 소란스럽고 전투적인 결혼식 영화가 또 있을까"라며 "조너선 드미는 상상만으로도 골치 아픈 전개 속에 '이해'와 '화해'를 슬쩍 끼워 넣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갈등은 한숨을 나오게 하지만, 마지막에는 관객 모두가 이들의 치열한 싸움을 응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해나 작가는 고전적인 문체와 동시대적 소재를 결합해 사회와 인간을 관찰하고 인물의 욕망과 결함, 진정성을 소설로 표현한다. 대표 작품으로는 '빛을 걷으면 빛' '혼모노' '인비인 등이 있으며 젊은작가상과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늘 인물과 관계의 미세한 균열을 포착한 그의 작품관은 가족의 상처와 화해를 집요하게 살피는 이번 작품과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셔터는 사진작가 턴과 연인 제인이 결혼을 앞둔 친구의 파티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중 뺑소니 사고를 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후 턴이 촬영한 사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상이 나타나자, 제인이 사건을 추적하는 가운데 턴의 과거를 알게 된다.
정보라 작가는 "성착취라는 말이 자리 잡기 전부터 존재했던 아날로그 방식의 성착취를 다룬 공포영화"라며 "사건의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는 구성이 매혹적이어서 몇 번이고 다시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를 손쉽게 단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형벌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게 한다는 점에서도 결말이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정보라 작가는 호러와 판타지, 공상과학(SF)을 넘나드는 서사를 통해 현실의 폭력과 부조리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상실과 고통, 인간의 책임을 탐구한다. 소설집 '저주토끼'로 지난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작은 종말' '고통에 관하여' 등 다수의 작품을 펴냈다. 장르의 문법으로 폭력의 구조를 관찰하는 그의 시선은 '셔터"의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편, 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내달 20일부터 26일까지 메가박스 신촌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개최한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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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1997년 창설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여성 영화제며 여성 감독, 여성 서사, 젠더 이슈 중심의 작품을 발굴하고 조명.
조너선 드미 감독은 '양들의 침묵(1991년)'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감독. '레이첼, 결혼하다(2009년)'는 약물 중독, 가족 상처, 화해라는 주제를 결혼식이라는 축제의 공간에서 펼침.
태국 공포영화의 수작으로 꼽히는 '셔터(2005년)'는 미국, 일본, 인도 등에서도 리메이크된 작품. 사진에 나타나는 영적 존재를 통해 성범죄와 가해자의 죄의식을 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