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 산업]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되자마자 법원이 이를 즉시 인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홈플러스와 물품 구매 전자단기사채(ABSTB, 전단채) 피해자들이 다른 온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일 오후 3시35분께 서울회생법원 회생 4부(재판장 정준영)는 홈플러스 회생채권을 포함한 특별조사기일 및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해 관계인들의 의견을 청취, 표결을 부쳤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려면 회생담보권자조에서 의결권 총액의 75% 이상, 회생채권자조에서 66.7% 이상, 주주조에서는 의결권 총수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자리에서 정준영 서울회생법원장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100% 찬성, 회생채권자 75.90% 찬성, 주주조 100% 찬성이 있었다"며 "회생계획안을 인가한다"고 말했다.
◇발목 잡던 공익채권 분할 상환…회생법원 "현재 동의율 인가 요건 충족"
표결에 앞서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조사위원으로 지정한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은 공익채권자들의 분할 변제 동의를 전제로 수행 가능성이 있다"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흐름 창출 계획과 점포 매각 계획, 신규 차입 계획에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 않아 수행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법원은 홈플러스에 공익채권 분할 상환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회생계획이 인가됐어도 실제 이행이 어려울 경우 이해관계자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 권고에 따라 홈플러스가 채권자의 동의를 구하러 다닌 결과 이달 1일 기준 공익채권 분할 상환에 동의한 개인·기관 채권자는 64.4%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임직원 채권자 동의율은 88%, 상품공급 관련 채권자 동의율은 66.2%이었다.
홈플러스는 이들에게 공익채권을 3년 이내 100% 변제하는 분할상환 방안을 제시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동의해도 차별이나 피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음에도 일부 공익채권자들이 혹시나 하는 걱정으로 동의를 미루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법원은 "공익채권자들의 동의 상황 등이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계획 인가 요건을 구비했다"며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협력해 회생안을 이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숨통 트인 홈플러스…같은 상황서 전단채 채권자는 '숨통 턱'
이번 가결로 숨통이 트인 홈플러스는 본격적으로 채권 변제 및 자금 확보를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홈플러스 관리인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채권자를 향한 사과와 함께 "사업 구조를 흑자로 전환하기 흑자 점포 중심으로 사업을 줄였다"며 "임대료는 월 200억 원 이상, 인건비는 월 260억 원 이상 절감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회생계획안 인가 시 영업에 사용하지 않는 점포도 즉시 매각해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한 뒤 회사 자체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추진하겠다고 제언했다.
이날 오후 2시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관계인 집회에서 심리되는 회생계획안이 전단채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전혀 담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언급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4차 수정안에는 회생채권 중 ▲대여금 ▲카드채권 ▲상거래채권 ▲구상채권 ▲손해배상채권은 원금과 개시 전 이자를 5차 연도부터 10차 연도까지 분할 변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대위는 "장기 분할 변제 중 제10차 연도(2037년) 변제 비중은 38.9%"라며 "이는 100% 변제가 아닌 3개월 단기 상품을 10년짜리 무이자 미수금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늦어도 제5차 연도(2032년)까지 누적 50% 이상을 변제하는 피해자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몇몇 증권사는 신영증권이 홈플러스 물품 구매 카드사에 인수한 카드매입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약 4019억 원의 전단채를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카드대금을 갚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
한편, 홈플러스 전단채 손실에 대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한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등에 불완전판매 여부 검사를 진행했으며 분쟁조정 절차도 밟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전단채) 불완전판매 관련 조사는 사실상 끝났다"며 "구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이고 언급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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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채는 매출채권·카드매입채권과 같은 자산 기초의 만기 1년 이내 단기 증권. 이번 홈플러스 전단채는 3개월 만기 단기 고금리 상품으로 판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