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날짜로 이달 12일, 지구 반대편에서 뭉클한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40여 년 전 인도의 한 보육원에서 각각 해외 입양된 두 여성이 DNA 검사로 친자매임을 확인하고 마침내 서로를 되찾았습니다. 미나(43)와 미날(44)은 갓난아기 때 인도에서 네덜란드로 입양돼 차편이면 닿는 거리에 살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자랐다고 하네요. 두 사람이 처음 마주친 건 지난 1996년 한 입양아 모임이었고 자매인 줄도 모른 채 이끌리듯 가까워진 둘은 너무 닮았다는 주위의 말을 들으며 농담처럼 서로를 '시스(sis, 자매)'라 불렀습니다. 그러곤 15년간 연락이 끊겼고요. 그러다가 지난 4월, DNA 분석 온라인 계보학 플랫폼인 마이헤리티지 DNA 검사 결과 미날과 미나가 일치율 100%의 친자매로 확인된 겁니다. 마음에 뚫린 오랜 구멍을 메꾼 것 같다는 소회를 전한 두 사람 얘기의 출발지가 인도라고 하니 광복절을 맞은 오늘은 묘한 친밀감이 드네요. 인도와 우리나라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자유를 얻으면서 동시에 둘로 갈라진 역사를 나눠 가졌으니까요. 서울과 뉴델리… 같은 날짜 8월 15일 인도가 200년에 걸친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난 날은
2026년 여름은 기록으로 남을 참입니다. 폭염은 8월 들어서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입추인 어제도 서울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섰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졌죠. 밤에도 열기가 가시지 않는 열대야가 곳곳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온열질환 위험 역시 여전히 높습니다. 지치는 건 사람만이 아니죠. 스스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길 수 없는 동물원 식구들에게 이런 여름은 더 혹독할 겁니다. 사육사들은 우리마다 얼음을 들이고 물을 뿌리며 얼린 과일을 넣어 주느라 더욱 바쁜 일과를 보내죠. 북극곰 앞에는 얼음덩이, 코끼리 앞에는 언 수박이 놓이고 사막을 고향으로 둔 낙타에게는 연신 물을 끼얹습니다. 사막 더위에도 끄떡없는 낙타조차 올여름만큼은 울고 싶은 심정 아닐까요? 따로 울지 않는 낙타, 정말?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이맘때인 1991년 8월 10일 대한극장에서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영화를 개봉했습니다. 훗날 정치인이 된 김한길 작가가 1989년 발표한 원작을 이석기 감독이 미국 현지에서 옮겼고 이윤택, 김미정, 지상학 씨가 각본을 맡았죠. 영화는 아메리칸드림의 뒷면을 훑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카지노에서 마약과 도박에 찌들어 삶을
[악(樂)덕(후)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스물여섯 번째는 2008년 독일 쾰른에서 의기투합해 70년대 감성의 헤비니스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해온 프로그레시브 데스메탈 밴드 Chapel of Disease(채플 오브 디지즈)의 '…And as We Have Seen the Storm, We Have Embraced the Eye'. 익스트림 메탈의 조상 격인 Morbid Angel(모비드 엔젤)의 두 곡 'Chapel of Ghouls'와 'Angel of Disease'에서 밴드 이름을 차용한 이들은 정통 올드스쿨 데스메탈을 표방해 Death(데스), Asphyx(아스픽스) 등의 푸르고도 검은 곰팡이 같은 질감을 답습했습니다. 초기 보컬 톤은 아스픽스의 마르틴 반 드루넨(Martin van Drunen)이 떠오를 정도였고 로랑과 세드릭, 당케르트는 이 시기 블랙풍 스래시 밴드 Infernäl Death(인퍼널 데스) 활동도 병행하며 습작기의 에너지를 나눴죠. 2012년 나온 정규 1집 'Summoning Black Gods'는 그 시절의 결정체로 직선을 따라 눅눅하게 질주하며 독일 올드스쿨 데스메탈 부흥기의 한 축을 담당했으나 3년 후… 20
영화를 좋아하는 김수경의 영화·씨네필 관련 이모저모 이야기'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얘기에 앞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먼저 꺼내보고 싶습니다. 제게 학창시절을 함께 한 친구가 있었는데요. 졸업 후 서로 타 지역의 대학을 다니는 바람에 연락이 뜸해진 무렵, 예정된 여행 당일에 '누가 날 감금하고 있어 못 가게 됐다'는 문자를 받게 됩니다. 이 사실을 즉각 집에 알린 저와 제 친구들은 그의 소식만을 기다리던 가운데 한참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친구가 단체 채팅방에 자신이 누군가에게 착취당하는 중이며 이 대화조차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식의 횡설수설을 늘어놨습니다. 곧이어 저와 친구들에게 폭언이 이어졌는데, 이후 비슷한 연락이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닿았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결국 친구는 지난 2016년 수소문 끝에 연락이 닿은 친척 손에 이끌려 정신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중 10년이 흐른 올해, 친구에게 온갖 욕설이 담긴 연락이 또다시 날아왔습니다. 네. 그는 10년째 망상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이달 29일 개봉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큰 틀은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의 누나가 조현병에 걸린 이후의
지금 우리 사회에서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을 면하는 만 14세의 경계선을 일부 범죄에 한해 한 살 낮추자는 권고가 나왔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기준 공론화 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고했습니다.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것이 골자인데 올 2월 대통령 지시 후 약 다섯 달 만에 나온 결론이죠. 흉악범죄 처벌에 나이 차등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일단 정부는 보호처분 제도개선을 병행하며 하반기부터 과제별 이행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랍니다. '누구를 어느 선부터 가둘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공교롭게도 237년 전 같은 날짜에 역사적 사건으로 발현한 적이 있습니다. 7월 14일 오늘은 프랑스에서 일 년 중 가장 떠들썩한 하루죠.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는 전투기가 삼색 연기를 뿜으며 날고 기갑부대가 개선문을 향해 행진합니다. 영어권에서 '바스티유 데이(Bastille Day)'라고 칭하는 프랑스 국경일로 그 기원은 1789년 7월 14일, 파리 시민이 바스티유 요새를 함락한 사건이고요. 절대왕정을 무너뜨린 시민혁명의 신호탄으로 기리는 이날을 자세히 살피
고등학교까지의 학창시절을 인천에서 보낸지라 자의반타의반(?)으로 SSG 랜더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야구 규칙을 알게 되고 제대로 보면서 응원한 팀은 지난 1987년 태평양화학(지금 아모레퍼시픽)에 팔린 청보 핀토스가 처음이었죠. SSG에서 미래 에이스감으로 꼽는 우완 신인 기대주 김민준이 이달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6개, 사사구 1개로 호투하면서 산발 안타 4개로 두산 타선을 무실점 봉쇄했습니다.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인 김민준은 올 6월 초 1군 데뷔전 이래 다섯 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개인 역사를 썼네요. 청보에서는 1985년 7월 2일 좌완 정성만이 9이닝 동안 MBC 청룡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퀄리티스타트를 훌쩍 넘은 완투승을 거둔 역사가 있습니다. 지난 편에서는 퀄리티스타트라는 야구 지표를 시작으로, 의료·건설·기업경영·투자 등 사회 곳곳에 작동하고 있는 '제 몫'의 기준선을 살폈죠. 기준 미달에는 구체적인 대가가 따른다는 공통점을 찾았지만 기준이 있어도 페널티가 작동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문제 또한 짚었습니다. 명칭
제가 먹고살 길을 고심하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도 토익 열기가 뜨거웠는데 아직 그 쓰임새는 사그라지지 않았나 봅니다. YBM 산하 한국TOEIC위원회가 최근 3년간(2023~2025년) 토익(TOEIC)과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 정기시험에 접수한 군인 수험자 현황을 분석했더니 3년째 증가세랍니다. 진급, 장기복무 전환, 전역 후 취업 및 진학 준비를 위해 공인 영어 성적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전일 이 자료를 배포한 곳의 진단이고요. 군인 접수 인원은 2024~2025년에 각각 전년보다 10.8%, 7.0% 늘어난 와중에 작년 계급별 접수 비율은 대위가 22.1%로 최고치였답니다. 차순위는 중위(13.5%), 병장(12.7%), 상병(9.2%) 순이었고요. 이왕 토익 이슈를 언급했으니 지난 2020년 개봉한 이종필 감독의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얘기도 꺼내보렵니다. 제목만 떠올려도 미소가 번질 만큼 기분 좋게 본 기억이 생생한 영화거든요. 1995년을 배경으로, 토익 600점을 넘기면 대리 진급이 가능하다는 말에 모여든 입사 8년차 동기인 고졸 말단 직원 3인이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줄거리입니다. 공장 앞 하
[악(樂)덕(후)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스물다섯 번째는 2008년 오스트리아 빈(Wien)에서 호기롭게 모였으나 여섯 해 동안 EP 두 장, 미증유 같은 발자취를 남기고 해체한 메탈·데스코어 밴드 Upon A Red Sky(어폰 어 레드 스카이)의 마지막 작품 'Aegis'. 앨범명 '아이기스 또는 이지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아테나가 들었던 신의 방패로 어떤 공격도 막아내는 절대 방어의 상징이죠. 고대 서사를 20분 남짓 일곱 곡에 담아낸 다섯 청년은 보컬 담당 크리스 브리치(Chris Breetzi), 기타리스트 미카엘 콘 카르네(Michael Con Carne)와 미카엘 린도르퍼(Michael Lindorfer), 베이시스트 크리스토프 비흘러(Christoph Bichler), 드러머 마니 마이어(Mani Mayer)입니다. 지난 2008년 결성 이래 2012년 2월 첫 EP 'In a Crisis'를 발매하며 데스코어 씬에 통성명 후 2년이 지난 2014년 5월 4일, 두 번째이자 마지막 EP 'Aegis'를 내놓고 같은 해 각자의 갈 길로 떠났죠. 밴드 차원의 공식 발표 등 해체 사유를 알린 적이 없는 걸로
무척 덥습니다. 본격적인 더위는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유럽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지 걱정도 됩니다. 상공의 고기압이 마치 뚜껑처럼 열기를 가두는 열돔 현상으로 이곳 전역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하죠. 이달 26일자 기준, 영국 BBC와 미국 CNN방송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페인에서 나흘간 213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사망자가 잇따랐답니다. 프랑스는 본토 72개 구역에 최고 단계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이탈리아는 한낮 야외 노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염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빈 등은 주말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해당 국가 외에 네덜란드, 폴란드, 헝가리 등도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고요. 수많은 인명피해까지 동반한 폭염이라 과거 그날 총구의 화염과 같은 긴박한 상황이 겹쳐 떠오릅니다. 1914년 오늘,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계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총탄에 쓰러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부. 열아홉 살 청년이 당긴 방아쇠는 제국의 동맹세력을 차례로 끌어당겼고, 한 달여 만에 유럽은 전쟁의 포화 속에 휘말렸습니다. 4년 넘게 이어지며 군인만
아직 남은 6월, 미국 전역에서 경비행기와 소형 제트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이달 14일 오전 11시 30분경에는 미주리주 버틀러에서 스카이다이빙기가 이륙 직후 낙하하며 조종사 한 명과 스카이다이버 열한 명, 탑승자 열두 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죠. 이어 16일 밤 텍사스주 라레도 고속도로에 비즈니스 제트기가 추락해 탑승 여섯 명 가운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캐피털 팩토리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조슈아 베어가 사망하고 나머지 다섯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20일에도 사고가 뒤따라 오후 3시 30분경 오하이오주 미들필드 들판에 경비행기가 떨어져 세 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날 밤 메릴랜드주 보위 주택가 인근 숲에 야간 비행 훈련 중이던 기체 추락으로 탑승자 세 명이 모두 죽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적자 두 명과 캐나다 국적자 한 명으로 확인됐죠.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오후 프랑스 서부 대서양 연안의 휴양지 라볼에스쿠블라크 공항 인근 들판에서 경비행기 세스나 421이 착륙에 실패하며 탑승했던 두 명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의 다섯 공동창업자 중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