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덥습니다. 본격적인 더위는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유럽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지 걱정도 됩니다. 상공의 고기압이 마치 뚜껑처럼 열기를 가두는 열돔 현상으로 이곳 전역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하죠. 이달 26일자 기준, 영국 BBC와 미국 CNN방송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페인에서 나흘간 213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사망자가 잇따랐답니다. 프랑스는 본토 72개 구역에 최고 단계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이탈리아는 한낮 야외 노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염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빈 등은 주말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해당 국가 외에 네덜란드, 폴란드, 헝가리 등도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고요. 수많은 인명피해까지 동반한 폭염이라 과거 그날 총구의 화염과 같은 긴박한 상황이 겹쳐 떠오릅니다. 1914년 오늘,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계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총탄에 쓰러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부. 열아홉 살 청년이 당긴 방아쇠는 제국의 동맹세력을 차례로 끌어당겼고, 한 달여 만에 유럽은 전쟁의 포화 속에 휘말렸습니다. 4년 넘게 이어지며 군인만
아직 남은 6월, 미국 전역에서 경비행기와 소형 제트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이달 14일 오전 11시 30분경에는 미주리주 버틀러에서 스카이다이빙기가 이륙 직후 낙하하며 조종사 한 명과 스카이다이버 열한 명, 탑승자 열두 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죠. 이어 16일 밤 텍사스주 라레도 고속도로에 비즈니스 제트기가 추락해 탑승 여섯 명 가운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캐피털 팩토리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조슈아 베어가 사망하고 나머지 다섯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20일에도 사고가 뒤따라 오후 3시 30분경 오하이오주 미들필드 들판에 경비행기가 떨어져 세 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날 밤 메릴랜드주 보위 주택가 인근 숲에 야간 비행 훈련 중이던 기체 추락으로 탑승자 세 명이 모두 죽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적자 두 명과 캐나다 국적자 한 명으로 확인됐죠.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오후 프랑스 서부 대서양 연안의 휴양지 라볼에스쿠블라크 공항 인근 들판에서 경비행기 세스나 421이 착륙에 실패하며 탑승했던 두 명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의 다섯 공동창업자 중 한
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이자 망종입니다. 토요일과 겹치지만 하루 더 쉬지 못해 안타까운 분들 많으실 테죠. 달력을 본 후 이게 무슨 망조가 들어 망종이냐고 따지고 싶지만 현충일은 현행법상 대체 공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라 어쩔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2021년과 2023년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대체 공휴일 적용 대상을 크게 확대했으나 신정인 1월 1일과 현충일은 최종 제외했는데요. 결론만 얘기하자면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산업계 타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토요일이나 일요일, 다른 공휴일과 겹쳤을 때 대체 공휴일이 발생하는 날은 ▲국경일(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명절 및 기념일(설날 연휴, 추석 연휴, 어린이날) ▲종교 기념일(부처님 오신 날, 크리스마스)뿐이고요. 참 알찬 정보지만 '앎?'이 아니라 '이리저리뷰'를 작성하는 중이라 다시 주제 이어가겠습니다. 다른 씨앗을 품은 같고도 다른 망종 올해 현충일과 같은 날인 망종(芒種)은 24절기 가운데 아홉 번째 절기로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들죠. 한자를 풀면 까끄라기 망(芒)에 씨 종(種)으로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의 씨앗, 그리고 그 씨앗을 다루는
우리 시각으로 6월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Estadio Akron)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이 펼쳐집니다.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한 조에 묶인 우리나라의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붉은색이 팀 컬러인 체코죠. 월드컵 유니폼은 피파가 양 팀 색상 충돌 여부를 선제조건으로 두고 TV 시청자 맞춤형 명도, 미디어 환경 등 여러 요소를 따져 결정합니다. 피파 경기 운영 자료를 보니 첫 경기에서는 한국이 홈 성격인 붉은색, 체코가 흰색 원정 유니폼을 입게 됐네요. 체코는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준결승과 결승전 상대인 아일랜드, 덴마크를 모두 승부차기로 꺾었습니다. 피 말리는 혈투 끝에 지난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복귀를 이룬 체코가 입었던 유니폼은 모두 붉은색이었고요. 이처럼 승리의 기운이 담긴 붉은색을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에 양보하게 된 체코입니다. 스포츠에서는 색을 내어주는 일조차 건전한 경쟁의 일부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체코'라는 이름을 달고도 그 어떤 양보도 허용할 수 없던 물건이 경기장 바깥에 있었습니다. 해방군을 막던 해
1988년, 동계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오래 회자되는 두 꼴찌가 캐나다 캘거리에 등장했습니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영국 미장공과 열대 섬나라 군인들. '독수리 에디'라는 별명이 더 유명한 영국 첼트넘 출신 미장공 마이클 에드워즈는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서 영국 활강스키 국가대표를 노리다가 무산되자, 비용이 덜 들고 자국 내 경쟁자도 없는 스키점프로 종목을 바꿉니다. 심한 원시였던 탓에 두꺼운 안경을 썼고 추운 경기장에서 안경에 김이 서려 착지점이 흐릿하게 보이는 날도 있었다죠. 캘거리에서 그는 바람대로 영국 사상 첫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선수가 됐으나 성적은 노멀힐(70m) 69.2점, 라지힐(90m) 57.5점에 그쳐 두 종목 모두 꼴찌였습니다. 두 종목을 석권한 핀란드의 마티 뉘카넨은 노멀힐 229.1점, 라지힐 224.0점을 받았고요. 하지만 당시 캘거리의 관중들은 뉘카넨이 아니라 에디에게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폐막식에서 조직위원장 프랭크 킹(Frank King)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선수는 금메달을 땄고, 어떤 선수는 기록을 깼으며, 일부는 독수리처럼 날기까지 했다"며 에디를 향한 헌사를 전했죠. 당시 화면을 본 분들은 아마 엄청난 헌사라는데
[악(樂)덕(후)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스물네 번째는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니시아(Benicia)에서 스래시의 원형을 갈망하던 호쾌한 젊은이들이 뭉친 크로스오버 스래시 밴드 Fog of War(포그 오브 워)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 'Fog of War'. 워낙 오래돼 얼핏이라도 들어본 분들이 많을 스래시 메탈(Thrash Metal)은 1980년대 초중반 미국과 유럽에서 탄생한 익스트림 메탈의 초석 같은 장르로 헤비메탈의 공격성을 하드코어 펑크의 골격에 맞춰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유명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Metallica(메탈리카)와 Megadeth(메가데스), Slayer(슬레이어), Anthrax(앤스랙스) 같은 밴드들이 스래시 메탈의 시조 격으로 2000년대 중반, 이 장르를 향한 향수와 열정이 이른바 '스래시 리바이벌(Thrash Revival)'이라는 흐름을 타고 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살짝 흘러 새 세대의 밴드들이 1980년대 올드스쿨 스래시의 정신을 부활시키겠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등장했는데 포그 오브 워도 그 파동을 일으킨 밴드죠. 이들이 규합한 베니시아는 샌프란시스코 만(灣, Bay) 북동
올해도 한국 프로야구 열기가 마그마급입니다. 재작년 사상 최초 천만 관중 돌파에 이어 지난해는 1200만 관중을 넘어섰고 올해 관중 동원 초반 기세는 더욱 거셉니다. 이런 와중에 2026 한국야구위원회(KBO)리그 첫 월간 MVP 후보로 총 8명의 선수가 선정됐는데요. 3~4월 월간 후보들은 투수 부문 ▲LG 라클란 웰스·유영찬 ▲삼성 아리엘 후라도 ▲KIA 애덤 올러가와 야수 부문에서 ▲한화 요나단 페라자 ▲SSG 박성한 ▲삼성 류지혁 ▲KIA 김도영입니다. 저는 이 가운데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LG 트윈스의 라클란 웰스를 눈여겨보고 있죠. MVP 후보 선정 기간에 5경기 선발 등판해 2승을 따내는 동안 8일 NC 다이노스 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 Quality Start)를 기록했습니다. 이닝 소화와 함께 평균자책점도 1.16으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찍으며 유독 볼펜 투수들이 혹사당하는 요즘 선발의 미덕을 더욱 빛내고 있죠. 특히나 선발로 제 역할을 했다는 방증인 퀄리티스타트는 투구능력을 종합한 성적표와도 같아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입니다. 6이닝 이상 던지면서 자책점을 3점 이하로 억제했을 때 부여되는 이 기록은 지난
강원도 인제군 소양호 상류에서 붕어가 죽고 있습니다. 3월 말부터 시작된 폐사는 한 달 가까이 이어져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수천 마리에 이르고 수면 아래 가라앉은 개체까지 합치면 실제 규모는 가늠조차 어렵답니다. 다른 물고기는 멀쩡한데 붕어만 몸 주변이 붉게 변하고 비늘은 힘없이 벗겨진 채 하얀 배를 드러내며 죽어나간다네요. 40년 넘게 소양호에서 조업해온 어민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하고요. 통상 4~5월은 붕어잡이 최대 성수기라 수억 원대의 내수면 어업인 손실이 예상되지만,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습니다. 소양호뿐 아니라 이달 6일에는 경기도 수원시 서호천에서도 메기와 붕어 수십 마리가 떠올랐죠. 이곳은 2022년과 2024년에도 같은 구간에서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반복됐지만 지금까지도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던 와중에 유사한 사례가 다시 발생했네요. 물고기는 죽어서 떠오르는데 원인은 점점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상황이라니… 붕어(魚)의 참극입니다. 그런데 100년 전 오늘, 온 나라를 뒤흔든 다른 붕어도 있습니다. 100년 전 이달, 두 갈래의 붕어 1926년 4월 25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창덕궁 대조전에서 53세를 일
[악(樂)덕(후)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명반 소개] 스물세 번째는 2007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초고속 음향 역학을 위시해 기교적 음악 물리 법칙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타난 테크니컬 데스 메탈 밴드 Archspire(아크스파이어)의 'Bleed the Future'. 인간의 손발로 튕기고 두드릴 수 있는 속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지난 2007년 Defenestrated(디페네스트레이티드, 사람·물건을 창문 밖으로 투척, 직위·권위에서 강제 해임)라는 이름으로 결성한 이 밴드는 2년이 지나 자신들의 존재를 세간에 알리기 시작합니다. 2009년 아크스파이어로 개명하면서부터죠. 초기 멤버는 기타리스트 토비 모렐리(Tobi Morelli)와 딘 램(Dean Lamb), 드러머 스펜서 프루엣(Spencer Prewett), 베이시스트 야론 이블(Jaron Evil), 보컬리스트 숀 아셰(Shawn Haché)였습니다. 숀 아셰가 익스트림 메탈 밴드 Mitochondrion(미토콘드리온)에 합류하기 위해 떠난 후 올리버 레이 알레론(Oliver Rae Aleron, 음악 활동 때 사용하는 다른 이름 올리 피터스·Oli Peters)이
지난 15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이달 5일 밤,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서 50대 택시 기사가 일본인 커플을 태웠습니다. 우버(Uber) 앱으로 호출한 택시의 목적지는 명동역 3번 출구였고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1만9100원이었죠. 그러나 도착 후 일본인 남성은 자신이 앱에 입력한 목적지가 아니라며 요금 지불을 거부한 채 택시에서 내렸고 택시 기사가 뒤따르자 일본어로 '바보, 멍청이'라는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욕을 한 것도 모자라 실랑이 끝에 폭행까지 저지른 일본인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했답니다. "조센징." 저도 몇 마디 던져주고 싶은데 명색이 사람답게 행동하는 사람인지라 속으로만 조금 거칠게 욕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찰 조사를 마친 이 남성은 다음 날 아침, 예약해둔 항공편으로 유유히 출국했다죠? 단순 폭행죄의 법정형이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라 출국금지 요건인 '장기 3년 이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대 사례도 있죠.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도입한 'QR 택시 불편신고 시스템'으로 접수된 외국인 불편신고는 도입 7개월간 487건에 달했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은 부당요금으로 미터기 없이 지도앱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