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뷰] 이와 뼈 녹이고 돈 튀어나오는 검은 물?

2025.07.13 18:29:43

요즘 유통가, 여름맞이 환경 캠페인으로 분주합니다. 소비자들과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은 물론 엠제코(MZ세대+ECO) 세대와 폐플라스틱 수거 등 다양한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전개 중이죠.

 

한국 코카-콜라는 지난 2020년부터 6년째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 자원순환 모델을 축 삼아 '원더플(ONE 한 번+THE 더 사용되는+PL 플라스틱) 캠페인'을 꾸리고 있습니다. 시즌6 캠페인은 '난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날래'를 테마로 진행되며 내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고요.

 

참여자는 45일간 페트병을 바르게 분리 배출하고 QR(Quick Response)코드를 통해 수거를 신청하면 됩니다. 캠페인을 마치면 재활용 자원으로 만든 원더플 우산 텐트와 코카-콜라 제로 500ml 등의 친환경 리워드를 제공한다니 딱히 귀찮지만 않다면 저 역시 신청하고 싶네요.

 

상시 진행되는 캠페인 외에도 은근히 많은 얘깃거리가 있는 탄산음료계의 절대강자 코카콜라. 인기가 많은 만큼 코카콜라 괴담을 뜻하는 'Cokelore(코크로어)'라는 신조어까지 있을 정도죠. 자칫 괴담이 될 수도 있을 법한 코카콜라 이슈들의 사실 여부를 파악해 봤습니다.

 


코카콜라는 이와 뼈를 녹인다?


'코카콜라에 이를 넣으면 하룻밤 만에 녹는다' '미국 경찰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길에 묻은 핏자국을 지우려고 코카콜라를 싣고 다닌다' '고기를 코카콜라에 담그면 이틀 만에 삭아서 없어진다' '코카콜라에 닭뼈를 담그면 투명해진다' 등의 괴담이 있죠.

 

코카콜라에 포함된 인산과 산성도(pH 약 2.5)는 이나 뼈를 서서히 부식시킬 수는 있으나 일반적인 음용 정도로는 인체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같은 산도(pH)의 오렌지 주스 등 과일 주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네요.

 

또한 인산의 화학작용에 따라 녹 표면의 산화물을 일시 분해해 청결하게 만들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부식이 심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답니다. 고기를 담그는 실험 결과, 색이 변하고 섬유질이 부드러워졌으나 완전히 분해되지는 않았고요.

 


코카콜라 제조법은 지구상에서 두 명만 안다?


역시 사실이 아니죠. 코카콜라 제조법은 1886년 존 스티스 펨버턴(John Stith Pemberton) 박사의 코카콜라 발명 이후 상당 기간 비밀이었으나 1919년 뉴욕 보증은행(Guaranty Bank) 금고를 거쳐 1925년 애틀랜타 선트러스트 은행(SunTrust Banks) 금고에서 86년간 보관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코카콜라 탄생 125주년에 코카콜라는 이 비밀문서를 코카콜라 박물관인 월드 오브 코카-콜라(World of Coca‑Cola)로 옮겼고요. 코카콜라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결정이었다지만 금고 안에 있는 만큼 실제 레시피를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이 금고는 생체 인식, 보안카드, 비밀번호 인증 체계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네요.

 


코카콜라에는 코카인 성분이 있다?


1886년 최초 출시 당시에는 소량의 코카잎 추출물을 넣었으나 1904년부터 코카인 성분을 제거한 디코카잎을 사용 중입니다. 감독당국인 미국 마약단속국(DEA,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의 허가를 받아 코카 잎을 삶아서 의료·향료용 코카인 추출 후 남은 잎을 바탕으로 만든다고 하죠.

 

미국의 특수 화학제품 제조업체로 미국 정부로부터 코카잎 수입 및 탈코카 처리 허가를 받은 기업 스테판 컴퍼니(Stephan Company)에서 제반 작업을 담당하고요.

 


뉴 코크는 일부러 실패한 전략제품?


뉴 코크(New Coke)는 소비자들이 오리지널을 더욱 선호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마케팅 실패사례라는 이슈도 있었으나 코카콜라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도 여러 브랜드 리서치 연구에서 다룰 정도로 유명한 사례지만 업체 측이 아니라 하고 증빙할 사안도 없으니…

 


검은 물에 감추고픈 코카콜라의 흑역사


그리고 의외로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코카콜라 스토리가 있습니다. 마케팅 역사상 희대의 흑역사이자 반면교사로 꼽히는 사례죠.

 

1980년대 후반부터 펩시와 치열하게 마케팅 경쟁 중이던 코카콜라는 1990년 'Magic Summer 90' 캠페인의 일환으로 현금이나 여행상품 등의 당첨권이 캔을 따자마자 바로 튀어나오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름하야 바로 마법과도 같은 'MagiCan(매지캔)'.

 

구매자가 캔을 따면 탄산 대신 현금이나 쿠폰류의 당첨권이 스프링에 밀려 튀어나오는 '즉석당첨' 콘셉트로 당시 출시 제품 2000만 개 중 75만 개가량이 MagiCan이었다고 하네요.

 

MagiCan 구조를 보면 상단 절반은 기존 제품과 무게를 맞추고자 음용이 불가한 가짜 탄산수로 채웠고 나머지 하단 절반은 스프링이 장착된 캡슐형 경품통을 넣었답니다. 밑바닥은 방수 고무링과 압력조절 밸브로 구성해 밀봉처리했고요.

 

스프링 장력으로 밀려나오는 경품 캡슐은 문제가 없었으나 가짜 탄산수가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탄산을 첨가한 이 액체가 든 제품은 기존 제품과 육안으로 구별할 수가 없었기에 소비자는 곧장 마시거나 냉장고에 보관할 수밖에 없었죠.

 

MagiCan을 사자마자 마시려던 일부 소비자들은 악취까지 나는 가짜 탄산수를 마셔 구토와 피부 트러블로 고생을 했고 스프링이 캔 바깥까지 튀어나와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냉장고에 MagiCan을 보관하던 일부 소비자들은 캔 내부 온도 및 압력 변화, 충격 등으로 정상 작동하지 않는 스프링 탓에 유쾌하게 놀라기는커녕 짜증만 내야 했죠. 여기다가 가짜 탄산수까지 새어 나와 큰 불편을 겪었다는데 이런 사고는 배송 중에도 빈번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혹시 구매한 코카콜라가 MagiCan이 아닐까 우려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고 결국 코카콜라 측은 유통을 중단하기에 이르렀죠. 언론매체들의 비판이 이어진 것은 물론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CPSC, 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의 경고도 받았고요.

 

여름 내내 야심 차게 전개할 계획이던 캠페인은 그해 5월7일부터 31일까지 한 달도 채우지 못한 채 막을 내렸고 코카콜라는 미국 전역에 전면 신문광고로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팔리지 않은 70만 개의 MagiCan은 전량 회수했고 이후 경품 행사는 제품 외부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QR코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됐다죠.

 

MagiCan 사례는 의욕이 먼저 앞선 마케팅이 얼마나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교훈이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지 않을 경우, 공든 탑도 우습게 흔들린다는 논지를 명쾌하게 알려주는 예시입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

 

 



강민호 기자 mho@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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