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서울시금고 운영 발표' 신한은행으로 보는 시중은행 시금고 전쟁

2019.01.04 14:52:17

 


104년 만에 새로운 서울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된 신한은행이 새 시금고 시스템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달 1일 오후 10시에 무사히 오픈했다고 4일 알렸는데요.

 

지난해 5월 신한은행은 약 3000억 원의 출연금을 내밀면서 서울시금고 은행에 선정됐습니다. 서울시 1금고는 지자체 중 가장 큰 규모인데요. 신한은행은 앞으로 30조 원이 넘는 예산의 관리 및 1000만 시민의 세입과 세출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 같은 운영에 앞서 지난해 신한은행은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한 우리은행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는데요. 양 은행의 '서울시금고' 쟁탈전에서는 법적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작년 11월 서울시금고 업무를 17년 동안 맡은 서울시청지점 부지점장을 상대로 법원에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요. 이 부지점장이 신한은행으로부터 승진과 연봉 인상과 같은 파격 조건의 이직 제의를 받아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입니다.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업무를 당장 수행하기 위해서 노하우가 있는 인력이 필요했기에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냈을 뿐이라는 의견입니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 104년 동안 축적된 서울시 자금 동향, 전산 관리 노하우는 영업기밀 사항이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네요. 또 시금고 관련 자료를 반출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신한은행이 배후에 있었는지도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내세웠습니다. 싸움이 활활 타오르면서 신한은행의 올해 서울시 금고 운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었죠.

 

그러나 신한은행은 짧은 기간임에도 시금고 업무를 대폭 개선했다고 자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시금고 은행 선정 즉시 전산시스템 구축 부서를 신설하고 시금고 전문 인력을 집중 배치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게 이 은행의 설명입니다. 특히 오픈 2개월 전부터 신 시스템을 실제 운영시스템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동하는 거래 검증과 2000회가 넘는 테스트를 통해 결점을 없앴다고 하네요.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서울시의 새로운 금고지기가 됐을 때 시스템 구축에 대해 주변의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시스템구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의 도움이 컸다"며 "서울시와 행복한 동행을 위해 천만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금고지기로 무사히 안착한 신한은행도 사실 타 시금고 경쟁에서 불화를 일으켰었는데요. 작년 11월 신한은행은 청주시 제 2금고 결정에 대해 청주시가 KB국민은행에 특혜를 줬다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애초 1금고를 노린 KB국민은행이 협력사업비로 130억 원을 제시했지만, 50억 원을 써낸 NH농협은행에 밀려 탈락했는데요. 2금고 약정 체결에 다시 나선 KB국민은행은 협력사업비를 조정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청주시는 이를 받아들여 36억 원으로 깎아줬습니다. 2금고를 노린 신한은행은 문제를 제기했고요.

 

청주시 1금고로 선정된 NH농협은행도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고 선정에서 탈락해 작년 10월 광주지방법원에 '광산구 금고계약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습니다. NH농협은행 빈자리에는 KB국민은행이 들어왔는데요.

 

농협은행 측은 이번 금고 선정 평가 항목 중 '지역사회 기여 실적'에 대한 평가가 불공정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같은 해 12월 광산구는 금고계약 체결금지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한 것에 대한 결정을 따르고 금고 운영기관을 다시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지자체 금고 경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잠재 고객 확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액의 협력사업비를 쏟아가면서 운영권을 얻으려고 하는데요. 사실 시금고 유치가 은행들의 영업력을 과시하는 기준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대다수입니다.

 

이 같은 은행들의 과도한 움직임을 감지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시도금고 유치를 위한 경쟁이 소비자한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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