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 금융·문화] 올해 극장가에는 관객의 발길이 다소 주춤하지만, IBK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 투자는 멈추지 않고 있다.
7일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올해 문화콘텐츠 투자금을 350억 원으로 책정했지만, 지난달 기준 추정치보다 초과한 392억 원을 집행했다. 여기 그치지 않고 기업은행은 연말까지 약 450억 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사내 문화콘텐츠금융팀을 신설한 뒤 '혁신투자부 문화콘텐츠금융팀'으로 확대해 문화콘텐츠 투자에 적극 나서는 기업은행이 투자한 대표 작품은 ▲기생충 ▲명량 ▲극한직업 ▲신과함께 ▲범죄도시2 등이다.
지난해에는 ▲파묘(1191만 명) ▲탈주(256만 명) ▲베테랑2(752만 명) ▲검은 수녀들(167만 명) 등 흥행작에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천만 관객을 모은 파묘의 경우 129%의 이익을 거뒀으며 '베테랑2'와 '탈주'도 대략 각각 28%, 13%의 수익률을 시현했다.
기업은행이 올해 투자한 작품은 황병국 감독의 영화 '야당과' 라희찬 감독의 '보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대표적이다. 올 4월 개봉한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과 권력욕을 지닌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나선 형사가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엮인 범죄 액션 작품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총 누적 관객 수는 337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인 250만을 거뜬히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9월부터 상영 중인 어쩔수가없다는 25년 동안 몸을 담았던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된 가장의 처절한 현실을 그린 블랙코미디로 개봉 13일 만에 박 감독의 전작 '헤어질 결심'의 성적(190만 명)을 뛰어넘은 200만 관객을 돌파, 이달 5일 기준 292만6890명을 기록 중이다. 손익분기점은 130만 명이다.
지난달 공개된 보스는 조직의 차기 보스 선출에 앞서 조직원들이 각자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양보하고자 치열하게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물이다. 이 작품은 가족 단위로 극장을 많이 찾는 추석 시즌과 맞물려 개봉 7일째 손익분기점 170만 명을 넘겼으며 현재 242만 명이 관람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뮤지컬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극장가가 기울어지면서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이 같은 행보에 나선 것.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2025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극장 매출액은 4079억 원,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2%, 32.5% 감소했다. 이와 달리 예술경영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3분기 뮤지컬 티켓예매수와 판매액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만 매(15.4%), 180억 원(1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기업은행은 지난 8월 개막한 뮤지컬 '위키드'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 마녀들을 재해석한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전 세계 17개국에서 70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 뮤지컬은 국내에서도 흥행 가도를 달리며 올 3분기 기준 뮤지컬, 연극, 음악, 무용 등 공연시장에서 티켓판매액 기준으로 뮤지컬 팬텀, 아이돌 데이식스 콘서트와 싸이흠뻑쇼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12월 2일 개막하는 '라이프 오브 파이'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도서, 영화에 이어 무대화가 된 작품인데, 태평양 한가운데 남겨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227일간의 서사를 담았다. 해외에서는 토니상과 올리비에상과 같은 주요 상을 휩쓸었다.
기업은행은 내년 문화콘텐츠 투자 예산을 500억 원 이상으로 잡았다. 이에 대해 이 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문화콘텐츠분야 기업 및 지식재산권(IP)에 500억 원 이상 투자해 문화콘텐츠 우수 기업 및 K-콘텐츠 글로벌IP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