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쁜 공기

2023.08.20 19:36:26

올해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500명을 웃돌며 연말까지 700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와 오는 2030년 말라리아 재퇴치를 목표로 잡은 질병청의 행보에 이목이 모입니다.

 

지난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현재까지의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509명으로 작년 한 해 420명을 일찌감치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연간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2011년 826명 이후 700명을 넘은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하루하루 평범하게 사는 것도 큰 미션처럼 느껴지는 2023년에 12지 띠 한 바퀴를 돌아 왜 이런 악재까지 겹치는지 환장할 노릇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맞선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야외 활동이 늘면서 온갖 질병이 급증 양상이라니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겠죠.

 

 

모기를 매개체 삼아 전파된 학질원충이 일으키는 기생충병의 일종인 말라리아(Malaria)의 어원은 라틴어 malus(나쁜) aria(공기)입니다. 말라리아에 걸리는 원인을 몰랐던 때에 나쁜 공기 탓에 병에 걸린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한자문화권에서는 학질(瘧疾, 학질 학·병 질)이라 칭했고요. 원충에 감염된 (학질)모기는 '학을 떼다'라는 표현을 만들 정도로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학을 뗀다는 의미는 학질에 걸렸다 낫는 것을 일컫거든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원충이 모기를 통해 옮기는 만큼 전염력과 치사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말라리아는 전 세계에서 2억 명가량의 감염자와 4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인류의 적입니다. 우리나라와는 큰 연관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지난 197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대한민국 내 말라리아 퇴치를 선언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94년 경기도 지역에서 토착 말라리아가 재발병한 이후 매년 수백명의 감염자가 나오고 있죠. 다만 우리나라 토착 말라리아는 대부분 삼일열원충(P. vivax)으로 열대성 말라리아보다는 치료가 용이해 사망률이 낮은 편입니다. 

 

과거 WHO는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경에 말라리아 재퇴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서 질병관리청이 여기 부응해 2024년 말라리아 퇴치 인증을 받으려는 계획까지 세웠으나 결국 물거품이 되는 바람에 다시 2030년을 노리는 상황입니다.

 

이제 7년 남았군요. 말라리아와 함께 모기도 사라졌으면 합니다.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



전태민 기자 tm0915@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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