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깡' 미니까 되네" 역주행 '밈' 덕에 울고 웃는 식음료업계

2020.06.05 17:05:11


"농심은 지금 당장 지훈이 형 모델로 섭외해서 CF 찍자. 대충 CF 속에서 여러분 하루 몇 깡하세요? 아침 먹고 새우깡, 점심 먹고 감자깡, 저녁 먹고 고구마깡 (이하 생략)"

 

 

네, 이 댓글이 정말 현실로 이뤄졌습니다. 유튜브에서 가수 비의 2년 전 노래인 '깡(Gang)'이 재조명되면서 '1일 1깡(하루 한 번은 깡 뮤직비디오를 봐야 한다)'이라는 단어도 생겼는데요. 6일 현재 기준 깡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약 1400만 회, 댓글은 14만 개에 달합니다.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지만 지금은 노래가 중독이 있다며 뒤늦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인데요.

 

이처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와 콘텐츠를 '밈(Meme)'이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모방을 거쳐 뇌에서 뇌로 개인의 생각과 신념을 전달한다는 뜻인데요. 이는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처음 만든 신조업니다.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메(mimeme)'에서 유래됐다고 하네요.

 

 

깡이 밈으로 자리 잡자, 농심은 이를 놓치지 않고 비를 새우깡 광고 모델로 발탁했습니다. '깡 열풍'과 맞물려 새우깡이 함께 언급되자 서둘러 비를 광고 모델로 선정한 것인데요. 농심 측은 "소비자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국민 스낵  새우깡 광고 모델로 비를 선정하고 대국민 참여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1일1깡 열풍과 함께 새우깡도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농심뿐만 아니라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식품업계들은 밈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를 활용한 광고는 인터넷이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익숙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어 실패할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비 외에도 '역주행' 밈을 통해 광고 모델에 발탁된 연예인들이 많은데요. 지난해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외쳤던 '사딸라(4달러)'가 밈으로 흥행하자, 김두한 역할을 맡은 배우 김영철이 버거킹 모델이 됐습니다. 4900원에 판매되는 버거킹 올데이킹 프로모션을 맡은 것인데요. 광고는 김영철이 버거킹 매장에 들어가 '사딸라'를 외치자 직원이 4900원에 햄버거 가격을 합의하는 내용입니다. 

 

여기 더해 버거킹은 '부탁해요'라는 유행어를 만든 배우 이덕화, 영화 타짜 속 '묻고 더블로 가'라는 대사로 인기를 끈 배우 김응수를 모델로 한 광고를 만든 바 있습니다. 특히 김응수는 타짜 대사가 밈이 되자 외식업체 BBQ, 셀퓨전씨를 비롯한 여러 광고 모델로 뽑혔죠.

 

 

유한양행의 여성용 유산균 '엘레나'도 지난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온갖 패러디물로 등장했던 '스토리는 내가 짤게, 글씨는 누가 쓸래?'의 주인공 개그우먼 박미선과 함께 순풍산부인과를 재현한 영상을 제작했는데요. 영상에서 박미선은 자신의 캐릭터였던 미달이 엄마 오미선를 미롯해 미달이, 송혜교, 선우용녀 등 5인의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KGC인삼공사의 정관장은 작년 추석에 '문희는 정관장이 좋은뎅~' 캠페인을 공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약 14년 전에 방영한 인기 시트콤 '거침없이하이킥'의 애교문희편에 나왔던 장면을 패러디한 것인데요.

 

이 편에서 배우 나문희는 '문희는 포도가 좋은뎅'이라며 남편 역 이순재에게 애교를 부렸는데요. 현재까지도 다양하게 패러디되고 있는 장면입니다. 정관장 광고에서는 콜센터에서 '문의'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나문희가 등장해 '문희는 정관장이 좋은뎅'이라는 언어유희를 보여주는데요. 이날 기준 영상 조회수는 25만 회입니다.

 

이처럼 밈을 활용한 마케팅은 수명이 짧지만,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데요. 다만 유행한다고 해서 무작정 사용했다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일례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숙취음료 '깨수깡'에 깡 마케팅을 활용한 이벤트를 열었다가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는데요. 깨수깡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면 ‘1일 1깨수깡' 라벨을 붙인 한정판 제품을 증정한다는 게 이벤트의 골자였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해당 이벤트와 함께 "깨수깡과 깡 컬래버레이션 요헝이 많아 고민 끝에 만들게 됐다"는 글과 함께 비의 모습을 패러디한 사진을 올렸는데요. 이후 소비자들은 비의 허락도 없이 패러디 사진을 올렸다며 지적했고 롯데칠성음료는 해당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습니다. 

 

롯데푸드도 자사 상품인 의성 마늘행 광고에 2018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팀을 패러디하고자 다른 모델을 내세우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앞서 말한 박미선의 유행어도 박미선 대신 캐리커처를 사용해 광고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생기면서 비판을 샀습니다. 이에 박미선도 상업적 목적으로 캐리커처를 사용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김수경 기자/

 



강민호·김수경 기자 mho@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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