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약 4년간 설탕 판매가를 담합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 등 3사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40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번 제재액은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여한 과징금 가운데 역대 세 번째며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원가 오르면 재빠르게 협업" 공정위 '설탕 담합' CJ·삼양·대한제분에 4083억 원 과징금
12일 공정위는 이들 3사에 부당 공동행위(담합)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4083억 원(잠정)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작년 4월까지 4년간 8번을 거쳐 3조2715억 원 규모의 설탕 가격 담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합 규모는 3조2715억 원이었으며 설탕 가격은 담합 이전과 비교해 66.7% 뛰었다.
특히 설탕 주재료 원당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재빨리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했다. 이때 가격 인상을 허용하지 않은 수요처에 대해서는 공동 압박도 가했다.
반대로 원당 가격이 내릴 때는 원가 하락분을 더 늦게 가격에 반영하고자 원당 가격 하락 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내렸으며 인하 시기를 늦추기로 합의했다.
이들 3사 담합은 대표급, 본부장급, 영업임원급, 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과 연락을 통해 이뤄졌다. 가격 변경 폭과 시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3사는 전체 거래처에 가격변경 계획을 통지한 다음 협상을 진행했다.
특히 수요처별 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협상 결과를 수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CJ제일제당은 동서식품, 삼양사는 오리온, 대한제당은 남양유업과의 협상을 주도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세 기업은 가격 인상이 필요했을 때 모두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반면 원당가격 인하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을 때는 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제재 과정에서 가격 재결정명령까지 검토했지만, 조사 진행 중인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들 기업 모두 올해 1월 독자적으로 설탕 가격을 내리면서 가격 재결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요건을 피할 수 있었다. 대신 이들 업체는 앞으로 3년간 설탕 가격 변경 현황을 연 2회 공정위에 서면 보고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삼양, 사과 및 재발 방지 발표…CJ는 제당협회 탈퇴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공정위 설탕 담합 과징금 발표 후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이날 CJ제일제당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CJ제일제당은 설탕 제조 기업들의 이익단체 성격인 대한제당협회에서 탈퇴한다. 이 협회는 설탕기업들이 타사와 접촉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임직원의 다른 설탕 기업 접촉을 원천적으로 금지, 이를 위반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결정 방식도 개선한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정보를 공개하고 원가에 연동해 가격을 산정하는 '판가 결정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준법경영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외부 위원 참여를 확대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보완한다. 또 자진 신고 제도를 도입해 임직원의 경쟁사 접촉을 차단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삼양사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일부 B2B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이 회사는 윤리경영 원칙과 실천지침을 개정해 가격·물량 협의 금지, 담합 제안 시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담합행위 금지 조항을 새롭게 반영했다.
더불어 전 사업부문의 영업 관행과 거래 프로세스를 전수 조사해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식별하고 즉시 시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양사는 전사 대상으로 담합 방지 특별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실시했으며 향후에도 정기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익명 신고나 모니터링 강화 시스템을 구축해 임직원들이 부당한 지시나 불공정 행위를 목격했을 때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삼양사 측은 "영업과 구매 관련 부서에 대해서도 심화 교육을 진행해 공정거래법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회사는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시장 질서 확립과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