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코체크] '민주주의 핵심 훼손' 윤석열, 1심서 무기징역

2026.02.20 08:39:58

[IE 사회] 12·3 비상계엄 주도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행위가 명백한 내란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당초 특검 요구였던 사형보다 한 단계 낮은 형이지만, 현직 대통령 출신이 내란죄로 최고형급 처벌을 받은 것은 전두환 이후 두 번째 사례인 만큼 헌정사에 중대한 이정표를 남기게 됐다.

 


국회 장기 저지 의도 뚜렷…내란 우두머리 책임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오후 3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받던 윤 씨에게 무기징역 선고를 내렸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에 나온 사법 결정이다.

 

재판부는 윤 씨가 군과 경찰을 국회에 투입해 의정 활동을 저지하려던 목적이 뚜렷하다고 짚었다. 군 철수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장기간 국회 기능을 무력화하려 했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까지 내렸다는 것.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국가 존립과 헌법 기능을 파괴하고 법질서 전부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국회 활동 저지 목적이 인정되는 이상 내란죄 성립에 문제가 없다"고 제언했다.

 

이어 윤 씨의 지위와 역할상 내란 우두머리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점에서 비난 여지가 크다는 첨언도 보탰다.

 

특히 재판부는 의사당 봉쇄 시도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확보 계획,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 등이 계엄 체제 유지를 위한 일련의 조치였다고 적시했다. 포고령을 통해 군을 국회에 투입한 것 역시 주요 인사 체포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설명이다.

 


김용현 30년·노상원 18년…공범들도 중형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내란 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우고 다수 인원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직위를 고려할 때 책임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특검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것과 비교해 한 단계 낮은 형량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이다. 재판부는 "민간인 신분임에도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질타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0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에 대해 "총책임자 위치에 있으면서도 포고령 내용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김 전 청장에게는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막는 일을 주도하고 이를 국회경비대에까지 지시했다"고 책임을 물었다.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이다.

 

이런 가운데 김용군 전 육군 대령과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내란 계획을 공유받거나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변호인단 "정치 압력 굴복" 반발…특검도 항소 예고


선고 직후 변호인단과 특검 양측 모두 불복 의사를 명확히 했다. 윤 씨의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가 선동된 여론과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국회 표결 방해 지시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었다"고 언급했다.

 

특검 측은 "사실 인정과 양형 부분에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특검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군과 경찰 자원을 권력 유지 도구로 동원한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가 무기징역으로 형을 낮춘 데는 몇 가지 참작 사유가 작용했다. 재판부는 "계획이 아주 치밀하게 짜여진 것으로 보이지 않고,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비상계엄 이후 조치들이 지나치게 허술했던 점도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따른다.

 

다만 사형이나 무기징역 선고는 법률상 항소심으로 회부되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2심 재판까지 이어진다. 향후 고등법원에서 형량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

 

+플러스 생활정보

 

2024년 12월 서울서부지법이 윤 씨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직후 법원 인근에서 시위대 충돌 사태 발생. 이후 2025년 3월 지귀연 재판부가 구속취소 결정을 내려 사회적 논란이 일었으나, 같은 해 7월 특검에 의해 재구속. 같은 해 말, 별건으로 재판받던 군경 지휘부 사건이 윤 씨 사건과 병합되며 함께 심리 실시. 계엄 선포 시각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이었고 국회에서는 2시간 30분 만인 새벽 1시경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전태민 기자 tm0915@issueed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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