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 금융] 국내 경제계의 핫 넘버 '4214.17'.
2025년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9포인트(-0.15%) 내려갔지만, 1년 성적표와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2025년 증권시장 결산'을 보면 코스피는 전년 말 2399.49 대비 75.63% 올라 주요 20개국(G20)·OECD 회원국 가운데 상승률 1위로 우뚝 섰다.
2위 칠레의 약 57%와도 격차가 크지만 일본(약 27%), 미국(약 17%), 중국(약 18%)은 국내 불장과 비교도 어려운 수치다. 같은 날 925.47을 기록하며 마감한 코스닥 지수는 이날 7.12포인트(-0.76%) 하락에도 연간 기준 상승률은 36.56%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4000 돌파에 주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착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경제시장 자금 방향과 산업의 무게중심 이동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4000 상회는 일시적 랠리 아닌 밸류에이션 재평가
올해 코스피는 일부 종목의 호조가 아니라 시장 자체가 한 단계 올라선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거래소 결산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년 말에 비해 1515조 원(77.1%) 늘어 3478조 원으로 불어났다.
지수 상승률과 시가총액 증가율이 75% 이상으로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은 특정 종목에만 호재가 쏠린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 가격대가 재평가됐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정책 기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성장 섹터의 실적 가시화, 외국인·기관 중심의 선별적 수급이 한꺼번에 맞물렸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환율은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서학개미) 등의 요인으로 달러 수요가 늘어나며 올랐으나 국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밸류업) 효과가 증시 강세를 뒷받침했다"고 진단했다.
여기 더해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익성 검증 논란은 과열을 식혀 오히려 버블 붕괴 위험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AI에 대한 의구심은 이어져도 2026년 이후 AI 투자 프로젝트 발표 확대 등의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연말 마지막 거래일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12만 전자'를 찍기도 해 여러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지수 상승이 대형주 가격대 상향으로 번졌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신규 상장사 수는 줄었는데도 기업가치가 커지면서 시장 크기가 확장됐다는 점도 환영할 소식이다.
다만 4000 시대의 함정도 존재한다. 지수가 높아질수록 추가 상승 논리는 단순 기대가 아니라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2025년은 리레이팅(재평가)의 힘이 컸다면 2026년은 실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되돌림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는 실적테스트 지속…수급 균열 조심해야
올해 전망의 핵심은 기업 실적이다. 지난해 상승을 견인한 업종이 2026년 또한 숫자로 답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 기대치가 감소하는 순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수급도 중요한데 지난해처럼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장에서는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기 쉽지만, 동시에 변동성도 확산일로를 걷게 된다. 연말이나 연초처럼 유동성이 얇은 구간에서는 작은 매수·매도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리고 상승 추세 속에서도 급락이 반복될 수 있다.
여기 더해 랠리가 길어질수록 시장은 자연스럽게 대장주 중심으로 압축되는데, 이때 지수는 강해 보여도 체감은 약해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조선·방산·원전, 하반기는 반도체가 코스피를 이끌었다”며 “올해도 실적에 근거해 차별화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코스닥이 900선대로 한 해를 마감했어도 투자자들의 체감도가 낮아 불만이 커지는 까닭은 여기에 기인한다. 그런 만큼 올해 키워드는 '얼마나 더 오르나'보다 '어떤 기준으로 남고, 어떤 기준으로 빠지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적의 지속성(이익 추정치)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의 과열 여부, 정책·금리·환율 등 거시 변수를 동시에 확인하며 특히나 실적이 기대를 이기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