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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5개·지구 둘레 40배" 제2 전성기 맞은 36살 쥐띠 짜파게티 비화기

 

"짜라짜라짜 짜~파게티~"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누구나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유명한 CM송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브랜드 '짜파게티'가 올해 출시 36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984년 3월19일 출시된 짜파게티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기준 약 75억 개인데요. 넓이로는 축구장 35개에 달하고 길이는 지구 둘레 40배 정도라고 합니다. 

 

◇"외식 메뉴를 집에서도 편하게!" 짜파게티 탄생 비화

 

농심이 짜파게티를 고안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인데요. 당시 졸업식, 입학식, 생일 등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던 외식 메뉴 짜장면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한 것입니다. 

 

이에 농심은 1970년 국내 최초 짜장라면인 '짜장면'과 1978년 '삼선짜장면'을 내놓으며 짜장라면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했는데요. 이런 연구의 결정체가 바로 짜파게티입니다. 

 

짜파게티는 기존 짜장라면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춘장과 양파를 볶아 만든 스프로 맛을 한층 강화했는데요. 여기 더해 푸짐한 건더기와 맛을 부드럽게 끌어올리는 조미유로 갓 만든 짜장면의 풍미를 그대로 살렸습니다. 

 

다만 기존 짜장면이라는 이름보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 끌 수 있는 이름이 필요했는데요. 이에 농심은 짜장면과 스파게티의 합성어인 짜파게티라는 이름을 고안해냅니다. 

 

 

감각적인 네이밍과 함께 광고 역시 짜파게티가 국민 라면이 된 데 한몫했는데요. 유쾌한 CM송과 함께 일요일에 아빠가 가족에게 요리해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광고는 짜파게티를 주말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서는 '오늘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카피로 바뀌었는데요. 출출한 저녁이나 주말에 혼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면으로 변화를 꾀해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했다는 게 농심의 설명입니다.

 

현재 짜파게티는 국내 짜장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 짜장면 박물관에 전시됐는데요. 농심 관계자는 "이는 짜파게티가 국내 짜장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짜파게티 요리사" 짜파게티 인기 요인은? 

 

짜파게티는 한우 채끝 짜파구리부터 만두소, 파김치, 치즈까지 워낙 다양한 레시피가 있는데요. 본연의 맛도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요리법을 창조하고 공개하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일례로 한 포털 사이트에 짜파게티 레시피를 검색하면 1만 건이 넘는 후기를 볼 수 있는데요.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짜파게티 먹방을 볼 수 있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이처럼 짜파게티는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재미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며 "36년간 한결같은 맛과 디자인, 친근한 광고와 모델, 독특한 레시피 등으로 소비자와 늘 소통하며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키워왔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입맛에 발맞춰 농심도 ▲짜파게티범벅(1988년) ▲짜파게티 큰사발 ▲사천짜파게티(2004년) ▲트러플 짜파게티 큰사발(2019년 한정판) 등을 출시하며 브랜드 라인업을 구축했다네요.

 

◇"오스카 날개 달고 세계로 도약" 제2 전성기 맞은 짜파게티

 

짜파게티가 지난달 9일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소식에 해외 매출이 껑충 뛰었는데요. 짜파게티의 지난달 해외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50만 달러였는데, 이는 월간 최대 실적입니다. 

영화 속 짜파구리는 연교(조여정)가 폭우로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오는 길에 가정부인 충숙(장혜진)에게 한우 채끝살을 넣은 짜파구리를 부탁하며 등장하는데요. 봉준호 감독은 서민들이 먹는 음식인 라면에 고급 식자재인 한우를 넣어 상류층들의 생활상을 보여줬습니다. 

 

또 외국에서는 이를 라면(Ramyun)과 우동(Udon)을 합친 '람동(Ram-don)'이라 표현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이 짜파구리를 만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습니다.

 

농심의 설명에 따르면 짜파게티를 판매하지 않던 나라에서도 러브콜을 보냈는데요. 최근 수출이 없던 칠레, 바레인, 팔라우, 수단 등 나라에서 짜파게티 수입을 요청해 올해 짜파게티 수출국도 70여 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짜파게티 판매가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딜까요? 바로 미국인데요. 올 2월 국가별 짜파게티 매출을 살펴보면 미국이 70만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농심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최대 영화제인 만큼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큰 관심과 반응을 보였고, 특히 LA 공장 현지 생산 시스템을 통해 늘어난 수요에도 적시적인 공급과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