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7도 높아 여러 벌을 껴입게 되는 날이 적었는데요. 이번 달에도 큰 기온 변동이 예상된다며 기상청은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습니다.
이런 기상 이후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는 기후 공동연구진들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이 제시한 '2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프랑스 보험협회가 내놓은 '제8차 연례 지표'를 보면 기후 변화는 사이버 공격과 함께 주요 위험 요인 공동 1위에 올랐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 비용은 1350억 달러(약 196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 같이 급변하게 변하는 기후는 최근 코코아와 원두 선물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며 소비자의 지갑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이를 대변하는 단어로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있습니다. 이는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기후 변화 때문에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뜻하는 말인데요.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의 경우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작년 말 미터톤(metric t)당 1만252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코코아 가격 상승률은 178%였고요. 이달 5일 기준으로는 1만514달러에 거리를 마쳤습니다.
코코아 원산지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기상 악화와 병충해 확산에 현지 농민들이 코코아 재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에 따르면 엘니뇨에 따른 폭우 피해와 병충해 확산 탓에 지난 2023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코트디부아르, 가나 코코아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27% 감소했다네요. 이런 상황에서 현지 정부에서 시행 중인 '고정 가격제'에 가격 급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자 결국 밭을 엎는 농민들이 생겼고요.
이 같은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제과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는데요.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빼빼로, 가나 초콜릿, 크런키 등 건빙과 26종의 가격은 평균 9.5% 올리기로 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추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죠.
빙그레도 커피, 코코아, 과채 농축액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다음 달부터 커피, 아이스크림 제품 20여 종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 세계 1, 2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작년 폭우와 가뭄이 연이어 닥치며 원두 수확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브라질과 베트남은 세계 커피 생산의 39%, 16% 정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생산 환경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달 30일 기준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823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아라비카 원두와 양대 산맥인 로부스타 원두도 이날 기준 영국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t당 5734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71.9% 급등했습니다.
이처럼 치솟은 원두 가격은 당분간 내려오지 않을 전망인데요. 브라질 같은 경우 올해 원두 수출량을 전년보다 260만 자루 줄어든 4050만 자루로 예측했고요. 세계 5위 로부스타 생산국 인도도 올해 원두 수출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브로커 수크덴파이낸셜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의 현재 커피 재고가 기존 800만 자루에서 50만 자루로 줄었는데요. 이를 당장 해결할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커피 묘목의 경우 생두를 수확하기까지 3~5년 이상 걸리며 기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죠.
결국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줄줄이 커피 음료 가격을 상향했는데요. 컴포즈커피는 오는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리기로 했는데, 론칭 이후 첫 인상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4일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mL) 가격을 기존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올렸고요. 폴바셋과 할리스커피도 지난달부터 일부 커피 음료 가격을 200~400원씩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