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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미원부터 로마네 꽁티까지…시대별 설 선물세트는?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기리는 명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에 대한 기록을 삼국사기에서부터 찾을 수 있는데요. 고려시대에는 설과 정월 대보름·삼짇날·팔관회·한식·단오·추석·중구·동지를 9대 명절, 조선시대에는 설날과 한식·단오·추석을 4대 명절로 명명했습니다.

 

설이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는데요. 새해는 늘 낯설기 때문에 '설다, 낯설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해가 지나면서 늙어가는 것을 서글퍼한다는 뜻의 '섦다'에서 따왔다는 설이 존재합니다. 또 한 해를 새로 세워야 한다는 의미를 되새겨 '서다'에서 생겼다는 의견도 있다네요. 

 

머나먼 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설은 일제 강점기에 사라질 뻔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1월1일을 신정, 전통적인 설날을 구정으로 두 번의 명절을 보냈는데요. 이후 설날은 1985년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공휴일에 제정됐습니다. 이후 1989년 본명인 설날로 변경됐고요. 

 

설날에는 새해의 첫인사와 덕담을 나누며 평소 고마웠던 사람들과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선물세트'라는 개념이 등장한 시기는 1960년대로 이 당시부터 선물세트에 대한 광고나 판촉행사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가장 대중적이었던 선물세트는 설탕과 비누·조미료 등 생필품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던 선물세트는 가정에서 쉽게 단맛과 감칠맛을 낼 수 있는 설탕과 조미료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이뤄졌던 1970년대는 선물 종류가 매우 다양해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식용유, 치약, 의류, 주류 등의 세트가 당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양한 선물세트 중 급부상했던 선물세트는 커피세트인데요. 다방이 증가하면서 커피 문화가 퍼졌기 때문입니다. 또 5000원 이하였던 기존 선물세트 사이에서 1만 원이 넘어가는 인삼, 갈비세트가 처음 등장하기도 했다네요. 

 

경제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의 설 선물세트 키워드는 '고급'입니다. 넥타이와 스카프·지갑·벨트·양말 등 고급 의류세트, 고급 과일세트가 대표적인데요. 

 

 

특히 현재까지 대표적인 설 선물세트로 꼽히는 동원참치 선물세트는 1984년 첫 등장해 당시 30만 세트가 팔렸다고 합니다. 또 참치 선물세트와 함께 투톱으로 꼽히는 스팸 선물세트는 1987년 처음 출시됐는데요. 처음 진열됐던 해에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1988년 올림픽 개최와 함께 건강에 대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꿀, 영지버섯, 인삼과 같은 건강식품이 선물용으로 인기였다고 합니다. 

 

1990년대 선물세트 문화는 외환위기 전후로 구분해야 하는데요. IMF 전에는 값비싼 제품들이 선물세트로 포장됐으나, 후에는 실속형 생필품 선물세트가 늘었습니다. 아울러 필요한 물건을 직접 살 수 있는 상품권 선물도 1990년대 등장했다고 하네요.

 

2000년대에는 웰빙에 대한 관심과 함께 건강기능식 선물세트의 종류가 늘었고 와인과 올리브유 등이 새로 등장했는데요.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는 5만 원 이하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 증가에 편승한 가정 간편식(HMR) 선물세트와 같은 소용량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색다른 선물세트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각종 완구, 디지털, 반려동물 용품 선물세트 등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올해 설 선물세트는 가성비 또는 프리미엄으로 나뉜 듯합니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수요와 고급스러운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동시에 생겼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1만 원 이하인 와인 선물세트가 있는 반면, 9100만 원짜리인 초고가 와인 세트 '로마네 꽁티' 컬렉션이 등장했습니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전국 유명 맛집의 대표 메뉴 선물세트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최근 3년간 유명 맛집 협업 설 선물세트가 설 선물 전체 신장률을 뛰어넘을 정도라고 합니다. 2017년에는 맛집 선물세트의 신장률이 전체 신장률의 3배를 마크했다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