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온라인몰서 살균제·접착제 비롯 화학제품 상세정보 고지 의무화

[IE 산업] 앞으로 살균제, 접착제, 탈취제 등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은 상품 정보 제공 화면에 안전 주의 사항과 사용된 화학 물질 정보 등을 표시해야 한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상품 정보 제공 고시(전자 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 제공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이날 확정,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알렸다.

 

이 고시는 전자상거래법(전자 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것으로 통신 판매업체가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품목별 상품 정보, 거래 조건, 제공 방법 등을 규정한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살생물제·생활 화학 제품을 별도 품목으로 신설해 상품 정보 표시 사항을 정했다. 기존에 살생물제·생활 화학 제품은 '기타 재화'로 분류돼 간략한 상품 정보만 제공하면 됐기 때문에 사용상 주의 사항이나 사용된 화학 물질과 같은 정보를 알리지 않는 업체가 많았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살생물제의 경우 해당 상품에 포함된 살생물 물질·나노 물질·기타 화학 물질의 명칭, 유해성·위해성, 사용 방법 및 사용상 주의 사항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했다. 생활 화학 제품은 용도·제형, 어린이 보호 포장 대상 제품 유무, 사용된 화학 물질 명칭, 안전 기준 적합 확인 신고 번호 등이 의무 기재 대상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락스·살충제·모기 기피제 등 살생물제와 접착제·방향제·탈취제·초 등 생활 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이런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공정위는 "가습기 살균제처럼 소비자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살생물제나 생활 화학 제품의 상품 정보 표시 사항을 정하는 품목 규정이 없었던 고시를 고친 것"이라며 "소비자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주요 정보가 미리 알려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개정안에는 도서 산간 지역 추가 배송비도 계약서에 표시하도록 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 시행령은 상품 가격 외에 소비자 추가 부담 사항을 계약서에 쓰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배송비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상품을 제주도 등지로 주문했다가 결제 후 배송 단계에서 추가 비용을 고지받아 불만을 제기하거나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

 

식품류의 경우 온·오프라인 표시 기준을 동일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표시광고법(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등 개정 사항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보면 통신 판매업체가 식품류를 팔 경우 상품 정보 제공 화면에 식약처 표시 기준대로 표시해야 한다.

 

일례로 '농수산물'이라고 적은 경우 축산물 관련 사항을 포함해 '농수축산물'로 바꿔 적어야 한다. 상품의 무게를 포장지를 포함한 수치로만 적었다면 '포장지를 제외한 내용물의 용량(중량)'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농수산물은 '품질 유지 기한' 표시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에 '제조연월일'과 '유통 기한'만 적으면 된다. 기존에 소·돼지고기까지였던 축산물 이력 관리 대상은 닭·오리·달걀까지로 넓어졌다.

 

여기 더해 영·유아 식품, 체중 조절 식품, 특수 용도 식품 등 일부 가공식품과 건강 기능 식품의 표시·광고 사전 심의 제도를 없앴다. 이 밖에도 통신 판매업체가 자동차용 첨가제·촉매제를 팔 때는 상품 정보 제공 화면에 '검사 합격증 번호'를 적어야 한다. 

 

이런 내용은 3개월의 유예 기간을 둔 뒤 내년부터 적용한다. 통신 판매업체는 연말까지 온라인 상품 판매 화면 등을 고시 개정안의 규정 사항에 맞춰 바꾸도록 했다.

 

공정위는 "고시 개정안은 정보 부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분쟁을 줄이고, 소비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소관 사업자 단체를 통해 통신 판매업체에 개정 사항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점검을 통해 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제언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