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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키즈곰곰 종료…변화하는 금융사 '생활 앱'

 

 

몇 년 전부터 금융사들이 금융업과 전혀 상관없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론칭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었는데요. 소비자 니즈에 맞는 소통공간을 마련해주거나 관심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쌓인 빅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에 용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금융사 중에서도 삼성카드는 '일상'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목을 모았는데요. 이 카드사는 지난 2016년 1월 아이의 성장기록을 만들고 가족·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인 베이비스토리를 시작으로 아동 교육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키즈곰곰(2017년 1월), 반려동물 커뮤니티 아지냥이(2017년 9월), 중·장년층의 삶을 공유하는 인생락서(2018년 1월) 등을 선보였습니다. 

 

이 서비스들은 출산부터 은퇴까지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소통하고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데요. 특히 지난 2018년 삼성카드가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기용해 이런 커뮤니티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더 큰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만 일부 변화가 생겼는데요. 이 앱 가운데 하나인 키즈곰곰이 오는 7월30일 운영을 종료한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에 삼성카드는 고객 편의를 위해서 일부 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녀를 키울 때 육아와 유아교육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지만, 앱이 각각 나뉘었기 때문에 고객 편의를 위해 베이비스토리로 일관화했다"며 "육아와 유아교육 서비스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키즈곰곰의 일부 서비스를 베이비스토리로 이관했고 이에 따라 키즈곰곰 서비스 종료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카드 외에도 다양한 생활 속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들의 앱 개편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시작한 'KB 부동산 리브온(LiivON) 서비스를 접고 지난달 내놓은 차세대 버전 '리브부동산(Liiv부동산)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데요.

 

 

보통은 비슷한 내용의 서비스를 리뉴얼할 경우 앱을 업그레이드하지만, 이 은행은 기존 앱을 버리고 새 앱을 출시했습니다. 기존 KB 부동산 리브온은 주요 지역 매물과 시세, 분양 정보 등을 제공했는데 KB 리브 부동산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리브부동산은 고객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사용자 환경을 개편하고 아파트 분양정보를 모은 '분양홈' 기능을 추가하는 등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객 편의를 한층 높였습니다.

 

한화생명이 지난 2015년 9월 선보인 '주모(ZUM0)'도 지난 2019년 11월 'LIFEPLUS(라이프플러스)'로 탈바꿈했는데요. 주모는 숨겨진 여행 명소, 공연, 축제, 핫플레이스 정보 등을 모아 당장 즐길 거리를 맞춤 제공하는 앱으로 출시 이후 약 3년간 누적 다운로드 20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한화생명은 한화금융 계열사와 함께 즐길거리에서 더 나아가 금융, 건강, 자기계발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담은 라이프플러스를 내놨는데요. 기존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인 '리스티클' 형태에 더해 영상, 음원, 블로그형 콘텐츠 등으로 다채롭게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 꾸준히 고객 관심사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콘텐츠 질을 높이는 중이고요.

 

 

제주은행의 제주 기반 특화 여행플랫폼 '제주지니'도 작년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앱 UX(사용자 경험) 및 UI(사용자 환경)를 개선했는데요. 이번 개편을 통해 제주도민이 알려주는 여행 꿀팁과 제주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계절별, 테마별 추천을 통해 보여주는 '여기 가봔' 매거진 콘텐츠를 메인 화면에 직관적으로 배치했습니다.

 

한편 이 같은 서비스를 멈춘 회사도 있는데요. 현대카드는 지난 2018년 해외패션 쇼핑몰 검색 엔진 '피코(PICO)' 베타버전을 내놨다가 약 8개월 만에 중단했습니다.

 

이 앱은 20억 건의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카드 데이터 기반의 해외 패션사이트 검색 앱이었는데요. 꾸준히 인기 있는 사이트, 최근 뜨는 급상승 사이트, 내 패션 취향에 꼭 맞는 쇼핑 사이트로 구성된 세 가지 형태의 검색 결과를 제공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국내 금융사가 결제 정보를 검색 엔진에 접목한 최소 사례인 만큼 주목받았는데요. 정태영 부회장도 이 당시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의 생활을 이해하고 맞춤 제안하는 첫 번째 실험"이라고 언급했지만, 정식 출시로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