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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사이] 부유하지 못해 선택한 리치

 

손해보험사 MG, 생명보험사 KDB로 좌우를 갖춘 JC파트너스가 대형 GA(법인대리점)인 리치앤코(Rich&co.)를 2500억 원가량에 인수해 중심을 잡는다는 소식이 지난달 28일 전해졌습니다. 겨우 설립 3년이 된 신생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가 인수 때마다 자금난을 겪었던지라 우려하는 시선도 있고요.

 

JC파트너스가 대주주인 MG손해보험에 200억 원을 출자한 리치앤코가 사업 다각화 등을 목적으로 투자자를 찾던 와중에 이렇게 뜻을 합치게 된 거죠. 지금 인수에 필요한 기관투자자(LP)들이 거의 뭉쳤다는데 역시나 자본조달력이 문제랍니다.

 

KDB생명보험 인수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선정 이후 돈을 구하지 못해 세 차례나 본계약(SPA)에 어려움을 겪은 전례가 있습니다. 현재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한 MG손해보험 유상증자도 수월하지 않다는 얘기가 들리고요. 

 

인수 업체들의 LP들이 달라 자본조달 이슈와는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게 JC파트너스의 의견이지만 리치앤코 인수가 달달한 결실을 안겨줄 지는 아무래도 꽤 오랜 기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리치엔코에 이어서 이제 다른 리치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해마다 5월에 공포영화 같은 일이 발생했던 지역이 있습니다.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비하르주 무자파푸르 마을에서는 매년 같은 시기에 멀쩡하던 아이들 100명가량이 발작증상을 보이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인도 보건당국과 미국 연구진들은 공동 연구를 해 의문사의 원인으로 리치(Lychee)를 지목했습니다. 

 

인도 전체 리치 생산량의 70%가 나오는 이곳에서 사는 아이들이 저녁 공복을 이기지 못하고 리치를 먹었다가 목숨을 잃었다는 거죠. 5~7월은 리치 수확기이고요. 지난 2017년 1월 말에 영국 의약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실린 연구를 보면 2014년에만 어린이 약 390명이 이 증세로 병원에 갔는데 이 중 122명이 숨진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끔찍한 일이 생긴 배경도 슬프기만 합니다. 아이들을 하늘로 보낸 것은 가난이었습니다. 끼니를 자주 건너뛰자 영양상태가 악화돼 저혈당이 왔고 이런 가운데 리치를 먹어 혈당이 더 떨어진 거죠. 리치에는 포도당 생성을 막는 하이포 글리신 A(hypoglycine A)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이 물질은 열매가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특정 나무 씨앗에서 발견되는데 자메이카 구토병의 원인이라고 하네요.

 

하여튼 사고 이후 인도 정부는 아이들의 리치 섭취를 최소화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답니다. 앞으로 리치는 공복 섭취를 자제해야겠네요. 많이 먹는 것도 조심해야겠군요.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