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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열린 3일, 개천절로 살피는 글로벌 숫자 3

4353주년 개천절(開天節)입니다. 모두를 위해 하늘이 열린 이날은 우리 민족 최초 국가 고조선의 건국을 기리고자 제정됐습니다.

 

개천절은 원래 음력 10월3일이었지만 지난 1949년부터 양력 10월3일로 바뀌었습니다. 단군신화를 보면 천제 환인의 아들 환웅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신시를 세운 날이 상원 갑자년 음력 10월3일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립 후까지 개천절은 음력에 맞춰 기념했고요. 

 

이 초월적인 존재들은 왜 3일을 택했을까요? 단군신화를 조금 더 살피면 환웅은 천부인(청동검·청동거울·청동방울)과 비·구름·바람을 다스리는 신하, 그리고 3000명의 무리3000명과 함께 태백산에 내려왔습니다. 

 

고구려 신화에서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어머니 유화가 세 자매 중 큰 언니였고 고향을 떠난 주몽에게 충성한 신하도 세 명이었죠. 주몽의 아들 유리에게도 세 명의 부하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선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숫자 3일 길하게 여겼죠.

 

세계적으로도 3은 영험한 숫자라고 하네요. 성서에 나오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도 그렇거니와 예수도 사탄에게 세 가지의 유혹을 받았고요. 힌두 신화 3대 주신인 브라마, 비슈누, 시바도 빼놓을 수 없죠. 아울러 우리나라 12지신, 예수의 제자 12명, 원탁의 기사 12명 등 3의 3곱하기인 12 역시 좋은 의미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베트남 사람들은 3을 피합니다. 3명이 모이면 사진도 찍지 않을 정도랍니다. 3명이 하나의 불로 담배에 불을 붙이면 반드시 그중 한 사람은 불행하게 된다는 미신이 대표적이고요. 

 

서양에서는 12에 1을 더한 13을 불길하게 생각하죠. 예수가 목숨을 잃은 13일의 금요일은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 다른 예시를 하나 들겠습니다. 

 

1970년 미국의 달 탐사프로젝트였던 아폴로 계획을 진행하다가 기체 결함 문제로 달 착륙에 실패하고 달 주변을 표류하다 예정일을 넘겨 4월17일 지구로 귀환한 아폴로 13호 사건이 떠오르네요. 당시 아폴로 13호는 4월11일 13시13분에 출발해 4월13일에 기체 결함을 발견했습니다. 

 

반대로 이탈리아에서 13은 행운의 숫자입니다. 이탈리아의 체육복권 토토칼초에서는 13경기를 모두 맞춰야 1등이라고 합니다. 큰 의미는 없고 단지 복권이라 행운을 떠올리는 거죠. 이탈리아는 'VIXI(삶을 다한다)'라는 단어로 조합할 수 있는 17(XVII)이 불길한 숫자랍니다. 묘비에 들어가는 글을 좋아할 리 만무하죠.

 

숫자가 개인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숫자를 좋아하고 또 싫어하시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4를 싫어하고 7을 좋아하거든요. 은연 중에도 7에 애착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