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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뷰

[이리저리뷰] 원유가 인상으로 쓴 입맛 잡는 ○가 그리고 ○가

전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오는 10월1일부터 대형 할인점에 납품하는 '나 100%우유' 1000㎖ 제품 출고가를 3% 올린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 7월 유업계와 낙농가가 모인 낙농진흥회에서 음용유에 쓰이는 원유 가격을 ℓ당 88원 인상했기 때문이고요. 

 

유(乳)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가격을 올렸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업체들도 유제품 가격을 올리겠죠. 우유가격, 기름가격… 이래저래 유가가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제 어린 시절 기억 속 유가는 지금처럼 입맛을 쓰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 첫 유가는 쫀득쫀득 카라멜 같은 식감의 우유 맛을 내는 사탕. 원래 명칭은 유과(乳菓, Milk Flavor Candy)라는데 왜 유가로 부르냐면 일본 먹거리 にゅうか(뉴카)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종전 후 미국의 원조물자였던 탈지분유를 설탕, 물엿과 함께 섞어 만든 유가는 가난했던 한때 인기를 끌었으나 지금은 간신히 중장년층의 추억거리로 그 명맥만 유지하는 형편입니다. 

 

유가를 언급했으니 비슷한 이미지인 누가(Nougat)도 다뤄야겠군요. 본디 이란 전통과자인 누가는 프랑스에 들어간 후 여러 나라에 퍼지게 됐는데 꿀(요즘은 설탕 등의 당분)과 견과류가 주원료이며 우유는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먹거리인 엿과 비슷한데 지금은 엿보다도 초콜릿 바나 빙과에 들어간 누가를 더 많이 소비하겠죠. 

 

잡담을 보태자면 누가가 들어간 빙과류는 이름에도 대놓고 표기한 누가바가 있죠. 해태제과, 정확히는 해태아이스에서 1974년부터 생산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빙그레가 만들고 있습니다. 

 

얇은 누가 초콜릿 안에 바닐라 크림을 넣은 제품으로 표면의 초코코팅이 쉽게 깨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어린이, 노약자 등 치아가 약한 이들까지 큰 불편 없이 먹을 수 있는 착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슈에디코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