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사회·경제·정치 등 모든 방면에서 매우 다사다난한 해였습니다. 계속 뒤숭숭한 소식이 들리면서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도 찾아볼 수 없고요.
그럼에도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하는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이 제작한 일력을 통해 새해를 이렇게 표현했는데요.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네. 그의 말처럼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보면서 다시금 힘을 내 올해를 나아가야겠죠.
이에 여러 업계에서는 작년 위기를 타개하고 새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키워드를 발표했는데요. 이를 한번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ETF 투자 키워드 '뱀(B.A.A.M)'
삼성자산운용은 을사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키워드로 '뱀(B.A.A.M)'을 선정했습니다.
올해 견조한 미국 경기를 바탕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주식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번 키워드를 뽑은 것인데요. 뱀은 ▲미국 강세장(Bull Market) ▲미국 우선주의:트럼프2.0(America First) ▲미국 주도 AI 혁명(AI Revolution) ▲미국 월배당전략(Monthly Dividend)을 나타냅니다.
삼성자산운용 김도형 ETF컨설팅본부장은 "2025년은 미국의 경제지표, 통화정책 등 기존 이슈와 함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라는 큰 변수가 더해지며 이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중고차 시장 키워드 '불빛(SPARK)' '뱀(SNAKE)' '전환(SWITCH)'
엔카닷컴은 올해 중고차 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스마트한 비대면 거래 경험(Smart Experience) ▲전문적인 중고차 진단 기술 선진화(Professional Inspection) ▲AI 기술 기반 서비스(AI-Powered Service) ▲2030세대 핵심 소비자층 부상(Rising Young Generation) ▲중고차 수출 시장 성장(K-Used Car) 등을 꼽았는데요.
올해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하는 동시에 중고차 진단과 검수 영역도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AI 기술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실용적 소비를 추구하는 2030세대가 중고차 내 핵심 소비자층이 될 것으로 바라봤고요.
케이카는 올해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비롯 친환경차 선호 지속(Sustainability) ▲60대 이상 구매자 증가(New demographics) ▲품질보증 연장 상품에 대한 신뢰(Assurance) ▲여성 고객 증가(Key player) ▲SUV 판매 지속 성장(Escalation of SUV)를 망라한 SNAKE로 키워드를 내놨는데요. 엔카닷컴과 달리 케이카는 중장년층이 안정적인 경제력을 통해 시장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했네요.
리본카는 을사년을 '시장 전환의 해'로 정의해 ▲SUV 선호 현상(SUV) ▲합리적인 소비자 증가(Wise Customer) ▲중고차 플랫폼 성장 지속(Internet Platform)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Tailored Service) ▲전기차 캐즘(Chasm)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Hybrid Car)를 키워드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 핵심 키워드 '뱀(SNAKE)'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2025년 아웃도어 시장의 5대 핵심 키워드로 뱀을 발표했는데요.
이는 경기 불황 속에서 소비자의 세분화한 요구와 급변하는 환경, 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해 ▲레벨 맞춤 제품 선택(Skill-Based Segmentation) ▲평범한 일상 속 아웃도어(Nothing Out of the Ordinary) ▲가속화된 기후 변화(Accelerated Climate Shift) ▲역동적인 참여(Kinetic Engagement) ▲새로운 옴니보어 소비자(Eclectic Omnivore)를 의미합니다.
K2는 올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높은 소비자 물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 여력이 불안정할 것으로 바라봤는데요. 이에 아웃도어 시장은 세분화한 소비자 취향을 고려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적 혁신과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역직구 키워드 '떠오르다(RISE)'
이베이(eBay)는 국내 셀러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해 역직구 트렌드 키워드를 'R.I.S.E'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중고시장 활성화(Re-commerce) ▲셀러 지원과 육성(Incubation) ▲안정성 있는 플랫폼(Stability) ▲카테고리 확장(Expansion)을 의미하는데요.
이베이는 경기 불황 탓에 가치소비가 떠오르면서 중고시장이 성장할수록 셀러 성장을 위한 교육,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셀러들은 안정적인 판매를 위해 오랜 기간 신뢰를 쌓고 빠르게 정산 가능한 플랫폼을 찾아 나선다고 예상했고요. 아울러 K콘텐츠 영향 덕분에 카테고리가 확장된다고 봤습니다.
◇올해 편의점업계 키워드 '순조로운(SMOOTH)'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25년 을사년 뱀의 해를 맞아 편의점 산업 핵심 키워드를 'SMOOTH'로 정했습니다.
SMOOTH는 부드럽게 전진하는 뱀을 나타낸 것으로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무한 경쟁 시대를 극복하고 편의점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 담겼습니다.
키워드는 ▲우량 점포 개발 및 육성(Superior)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Mega-hit) ▲고객 경험 최적화(Optimization) ▲해외 사업 확대(Outreach) ▲온·오프라인 전환(Transition) ▲공적 역할 강화(Hub)의 앞 글자를 따왔는데요.
치밀한 상권 분석을 통한 우량 점포를 개발하고 편의점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또 해외 사업과 함께 온·오프라인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부연도 보탰고요.
◇올해 커피 산업 키워드 '컬러즈(C.O.L.O.R.S)'
커피 비즈니스 플랫폼 서울카페쇼에서 발표한 2025년의 커피 산업 트렌드 키워드 컬러즈는 ▲맞춤형 창작 메뉴(Customized Creations) ▲로컬 경쟁력(Origin-Driven Connections) ▲여유, 의식 & 웰니스(Leisure, Rituals & Wellness) ▲다문화적 영향 수용(Open to Multicultural Influences) ▲협업의 재발견(Reinvented Collaborations) ▲스타일리시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with Style)인데요.
이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소비자 욕구와 변화, 연결, 상호 존중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올해 뷰티 트렌드 키워드 '진정성(TRUTH)'
고운세상코스메틱은 'Ai 옵티미'를 통해 분석한 새해 뷰티 트렌드 키워드로 진성성(TRUTH)을 제안했습니다. Ai 옵티미는 누적 48만 건의 피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부 진단부터 화장품 분석, 맞춤 화장품 추천까지 제공하는 자체 서비스인데요.
이를 통해 내놓은 키워드는 ▲맞춤형 솔루션(Tailored Solution) ▲성분 리터러시(Refinement Literacy) ▲똑똑한 에이징케어(Understanding Aging) ▲테라피 뷰티(Therapy Beauty) ▲브랜드 진정성(Heartfelt Impact) 등 5개 키워드의 앞 글자를 딴 단어입니다.
이 회사는 2025년 국내 뷰티업계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K-뷰티라는 카테고리에 머무르기보다 각 사의 전문성과 차별화된 브랜딩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본인 피부색과 피부 타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고객 맞춤형 설루션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품 성분의 전문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는데요.
이어 "노화를 거부하는 것보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며 천천히 노화를 받아들이고 마음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와 관련한 에이징 및 마인드 케어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브랜드 진정성도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고요.
◇새해 리빙·홈스타일링 키워드 '창조(CREATE)'
국내 프리미엄 홈 스타일링 전시회인 '2024 홈·테이블데코페어'는 2025년 리빙 산업 키워드로 크리에이트를 선정했는데요. 이는 ▲아늑함(Cozy) ▲재생(Renew) ▲본질(Essence) ▲대안(Alternative) ▲전통(Tradition) ▲표현력(Expression)을 뜻합니다.
키워드에 따르면 리빙업계는 집에서 아늑함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제품 출시와 친환경,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K콘텐츠 부상에 집중해 우리나라의 전통적 공예 기법을 재해석해 고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요. 그러면서도 독창성과 고객 취향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올해 여행 키워드 '어디론가 저 너머(BEYOND)'
하나투어는 2025년을 맞아 새로움과 전환을 콘셉트로 여행 트렌드 키워드 'BEYOND'를 내놨는데요. 타인 시선이나 관계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돌보는 데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행에서도 익숙한 것보다 개인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것에 집중하는 현상을 표현했습니다.
이는 ▲믿음의 구매(Believe&Buy) ▲낭만(Enjoyable Romance) ▲AI비서(Your AI Assistant) ▲완벽한 연휴(One Perfect Break) ▲여행에서 만나는 인연(Network Travel) ▲내가 만드는 여행(Design My Trip)의 앞 글자인데요.
여행자들은 믿을 만한 여행사를 주된 구매 결정 기준으로 삼는데요. 더불어 천체 관측, 석양, 야경 등 '낭만'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지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AI를 통한 여행 일정 계획을 짜는 사람도 늘었고요.
특히 올 추석 연휴는 지난 2017년 이후 최장 연휴인데요. 하나투어에서 올 추석 연휴 여행을 예약한 사람이 전년 대비 1101%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많은 여행객이 여행에서 또래나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을 선호하는데요. 하나투어 팬키지(판더+패키지 합성어) 상품의 경우 약 70%가 홀로 여행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 커뮤니티 또는 현지에서 동행을 구했다고 합니다.
여기 더해 보편적인 여행 루트를 따르기보다 나만의 여행을 디자인하는 사람도 많아졌다는데요. 올해 이런 개인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여행이 대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패션 마켓 키워드 '불씨(SPARKS)'
삼성패션연구소는 2025년 패션 마켓 키워드로 '불씨(SPAKS)'를 골랐는데요. 이 연구소 임지연 소장은 "저성장이 예고된 패션 마켓, 의류 소비심리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소비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와중에 경제적 불확실성과 변화하는 고객행동은 많은 브랜드에 희망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작은 가능성은 언제나 살아있고 작은 불씨 여러 개가 단초가 되어 활활 타오르는 성장형 비즈니스로 나아가는 희망적 미래를 꿈꾼다"며 'SPARKS(불씨)'를 내년의 키워드로 제안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키워드는 ▲침묵의 불황(Silent Depression) ▲페르소비(Persona-Consumption) ▲알고리즘에 대항하는 패션(Anti-Algorithm) ▲쇼핑 경험의 개선(Reform of Shopping Experience) ▲개인화된 마켓 성장(Key is SNS Market) ▲진정성 있는 충성도(Sincere Loyalty)를 조합한 단어입니다.
소비 하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 패턴인 '페르소비(페르소나+소비)'에 집중해야 하는데요. 자신만의 취향을 명확하게 알고 이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적극 구입하는 Z세대 소비 경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대다수 고객이 대중적인 취향보다 새 브랜드를 찾아다니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켓을 차리는 인플루언서도 등장했고요.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이 브랜드 뮤즈로 나서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추세입니다.
◇올해 사이버 보안 트렌드 키워드 '복원력(RESILIENCE)'
IT 솔루션 기업 지란지교그룹은 2025년 사이버 보안 트렌드 키워드로 복원력을 선정했습니다. 열 가지로 구성된 이 키워드는 디지털 환경이 복잡해지고 사이버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사이버 복원력이 필수적인 보안 역량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는데요.
이 키워드를 풀어 해석하면 ▲랜섬웨어 대응력 강화(Ransomware Response) ▲AI 기반 이메일 보안 고도화(Email Security With AI) ▲설계에 의한, 설계 이후의 보안(Secure by Design and Beyond) ▲AI 기반의 지능형 보안(Intelligent AI Security)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 확산(Leveraging Zero Trust Security) ▲엄격해지는 글로벌 데이터 프라이버시(Integrated Privacy Compliance) ▲비주얼 해킹과 모바일 보안 확대(Enhanced Mobile Security) ▲망분리 규제 완화에 따른 보안 대책(Network Segmentation Flexibility) ▲협업을 통한 위협 대응력 강화(Cyber Threat Intelligence) ▲엔드포인트 중심의 보안 프레임워크(Endpoint-centric security framework) 등입니다.
지란지교그룹 천명재 CSO는 "최근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사이버 위협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진화했다"며 "사전 예방과 신속한 복구 능력을 포함한 복원력은 앞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