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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지역별 김치 특성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연례행사 중 하나인 김장을 시작한 가정이 많아졌는데요. 김장은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나의 소중한 우리나라 유산입니다.

 

김장 삼국시대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고려시대에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沈菜)' 또는 '딤채'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구개음화 현상 때문에 짐치가 됐고 오늘날 김치라는 발음으로 굳어졌습니다.

 

잘 발효된 김치는 젖산과 젖산균(유산균)이 풍부합니다. 김치 1g에 젖산균 1억 마리쯤 함유됐다고 하는데요. 또 비타민 A와 C, 칼슘, 철,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합니다. 부산대학교 김치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김치를 하루 300g 정도 먹는 사람의 대장에는 김치를 안 먹은 사람에 비해 대장에 있는 유산균보다 100배 정도 많다고 합니다. 

 

김치는 지역마다 기후, 식자재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다 다른데요. 넓게 살펴보자면 북쪽 지방 경우 기온이 낮아 간이 약하고 심심하며 남쪽 지방의 경우 기온이 높아 간이 강하며 맵습니다.

 

좀 더 세밀하게 구별해볼까요. 서울은 한반도 중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김치의 간이 북쪽과 남쪽의 중간 정도인데요. 각종 지역에서 농수산물이 올라오기 때문에 나박김치, 고춧잎깍두기, 섞박지 등 김치 종류가 다양한 점이 특징입니다. 

 

경기도는 해안과 산간 지방의 영향을 고루 받아 재료가 풍성합니다. 때문에 순무김치, 총각김치, 고구마줄기김치 등 특색있는 김치가 많은데요. 또 젓갈은 감칠맛과 깔끔한 맛을 추구하는데요.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 등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강원도는 동해안과 접한 영동지방과 산간지역과 닿아 있는 영서지방으로 김치가 나뉘는데요. 영동지방에는 말린 생태나 생오징어 잘게 썰어 양념소로 사용합니다. 영서지방은 고산지대에 위치해 타지역보다 심심한 맛을 자랑하는데요. 이 두 지방에서 나온 김치는 해물김치, 산갓김치, 창란젓깍두기, 해초김치, 더덕김치 등이 있습니다. 

 

충청도는 양념은 적게, 미나리·파·삭힌 풋고추 등을 재료로 활용하는데요. 종류는 가지김치, 열무물김치, 돌나물김치, 시금치김치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타 지역보다 젓갈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젓갈 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좋아한다네요. 

 

경상도 김치는 마늘,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해 맵고 얼얼하며 소금과 젓갈을 많이 사용합니다. 또 찹쌀풀을 넣는 김치는 경상도에서 비롯했는데요. 부추김치, 고추김치, 고들빼기김치, 콩잎김치, 더덕지 등이 경상도 김치로 꼽힙니다. 

 

전라도 김치는 경상도와 마찬가지로 칼칼한 김치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 지역과 달리 고춧가루가 아닌 고추를 갈아 젓갈을 섞어 만든 고추 양념을 넣는데요. 나주동치미,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파래김치, 우엉김치, 파김치 등이 유명합니다.

 

제주도는 한겨울에도 기온이 그리 낮지 않아 김장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섬 특성상 전복이나 톳과 같은 신선한 해산물을 넣은 김치가 있는데요.

 

여기 더해 귤과 유채, 당근을 이용한 유채나무김치, 귤물김치, 당근김치도 있습니다. 또 동지김치라는 것도 있는데요. 음력정월에 연한 배추꽃대를 소금물에 절여 마늘, 고춧가루만 넣어 담근 김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김치는 어떨까요. 황해도의 경우 분디(산초나무 열매), 고수와 같은 향신채를 사용하는데요. 보통 호박김치에는 분디를, 배추김치에는 고수를 넣는다네요. 이 외에도 새우의 종류인 자하로 젓을 담근 섞박지가 유명합니다.

 

평안도 김치는 국물이 많으며 짜지 않은데요. 쇠고기를 삶아 기름을 걷은 뒤 소금간을 맞춘 국물을 배추에 붓는다고 합니다. 함경도 김치는 젓갈보다 생태나 생가자미를 썰어 만든 소를 배추 사이사이에 넣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