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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는 작은 소방관 BK(BlocK out) 

이제 제법 추워졌습니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실감나네요. 추워진 만큼 온기를 찾게 돼 화재 발생 위험도도 높아지겠죠. 타이핑을 하고 있는 지금 이 때도 바깥에선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의외로 화재가 가장 많은 계절은 봄입니다. 올해 2월 말에 소방청에서 나온 화재 발생 분석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봄철에 화재 발생률이 29.3%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겨울 27.9%, 여름 21.9%, 가을 20.9% 순이었습니다. 화재 사망률은 36.7%인 겨울이 최고였고 차순위는 봄 27.3%, 여름 21.5%, 가을 14.5%였습니다.
 
지난 7월23일 역시나 소방청이 작성한 '2019 소방청 통계연보'를 참고하면 작년에는 4만2338건의 화재가 발생해 369명이 사망하고 222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5597억원의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2009년부터 매년 4만 건 이상의 화재가 생기지만 5만 건을 넘기지는 않고 있습니다. 

 

화재는 평생을 쌓아올린 모든 것을 일시에 앗아갈 수 있어 어떤 사고보다 더 끔찍한데요. 평소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 첫 번째 대책은 제대로 작동하는 소화기 구비와 올바른 사용법 숙지가 되겠고요.  

 

간략히 알아보자면 소화기를 분류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분사 방식과 충전된 약제의 형태에 따라 분류 가능한데 전자는 보통 ▲가압식 ▲축압식 ▲자기 방출 방식 ▲자기반응식, 후자는 ▲포말 소화기 ▲분말 소화기 ▲할론 소화기 ▲이산화탄소 소화기 등으로 나뉩니다.

 

참고로 가압식 소화기는 아주 구형이라 연식이 오래돼 외부 부식과 손상에 따른 폭발 위험성이 상당합니다. 할론 소화기는 할론가스가 오존층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고요. 현재 가압식은 일본, 할론 소화기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오늘은 투척식 소화기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투척이라는 말처럼 소화기를 던지는 건데 염화비닐 용기가 깨지며 소화약재가 기화해 산소를 없애면서 불을 끄는 원리입니다. 약재에 의한 냉각작용, 수성막포제에 의한 산소차단작용으로 화재를 진압합니다. 

 

최초 개발과 관련해서는 사실 확인에 어려움이 따르네요. 2007년 시월 중순에 파이어앤텍이라는 업체에서 1년여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비싼 외국 제품 대신 저렴한 국산 제품을 순수 독자기술로 만들었다는 것만 파악한 정도입니다. 온라인에는 화재 시 경황 중에 소화기 사용법을 떠올리지도 못하고 그냥 소화기를 던져버리는 경우가 은근히 많아 개발된 물건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믿거나 말거나. 

 

그저 던지면 되니까 사용방법이 아주 쉽습니다만 완전히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던진 장소만 소화가 되는 만큼 넓은 범위의 불을 끄려면 여러 개를 연달아 던져야 하고요 또 안전한 장소가 아니면 깨질 우려가 상존하다 보니 생각보다 보관도 쉽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구비하려면 한두 개로는 불안하니 적어도 서너 개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하지만  3.3kg짜리 A형(보통화재용), B형(유류화재용), C형(전기화재용) 분말 소화기가 1만 원을 살짝 웃도는 가격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 부담도 좀 있습니다. 상세한 금액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한 개에 8000원 정도라 알고 계시면 될 듯합니다.

 

사용이 용이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건 알고들 계실 테지만 바닥에서 1.5m 이하에 두고 ‘투척용 소화용구’라는 표지를 법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르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더불어 사용기한은 반영구적이라고 알려졌으나 3~5년 후 교체를 권장하는 제품도 있어 사용설명서를 읽은 후 눈에 띄는 곳에 적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끝으로 말씀드리고픈 건 어떤 소화기를 사용하더라도 화재 발생 시점부터 3분 내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미련을 남기지 말고 탈출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3분을 넘기면 이미 보통 인력으로는 잡기 힘든 불이 되기 때문이죠.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