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빠르게 변하는 시대, 변치 않는 가치 '서울 미래유산'

하루가 다르게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입니다. 뭐든지 빨라야 살아남는 현재, 변치 않은 모습으로 오랜 시간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온 것들에 대한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매길 수 없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서울 미래유산'입니다. 서울 미래유산은 미래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서울의 근현대 유산들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지난 2013년부터 선정하고 있는데요. 시민, 자치구, 전문가 등이 추천한 후보 중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서울의 역사를 품은 자산을 매년 꼽고 있습니다. 
 
이들 유산은 국가나 서울시가 지정하지 않은 유산이어야 하며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건, 인물, 얘기 등이 담긴 대상이라는 게 가장 큰 특징인데요. 2013년 시작 당시에는 281개, ▲2014년 53개 ▲2015년 44개의 ▲2016년 54개 ▲2017 38개 ▲2018년 14개에 이어 올해 16개의 유산이 서울 미래유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총 470개의 유산이 등재된 것이죠.

 

올해 선정 대상에는 미술문화의 대중화에 기여한 화랑 4곳과 근현대 서울을 담은 문학 3편,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식당 2곳 등 다양한 얘기가 담긴 유산들이 포함됐습니다.

 

우선 이번에 미래유산으로 꼽힌 ▲통인화랑 ▲조선화랑 ▲예화랑 ▲샘터화랑인데요. 모두 시민들이 미술을 접하기 어려웠던 1970년대 개관해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유명 미술작가 발굴과 미술문화 대중화에 기여했습니다. 

 

아울러 근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문학을 통해 당시 서울의 모습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설 ▲전아사 ▲전차구경 ▲어머니 3편이 미래유산에 추가됐는데요. 

 

최서해의 소설 전아사는 1920년대 서울로 처음 온 함경도 출신 사람이 서울 문화에 빠져 예전 생활을 잊어버리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하근찬의 소설 전차구경은 1974년 처음 개통된 지하철 1호선을, 나도향의 소설 어머니는 1920년대 번화가 종로거리와 청파동과 효창공원 등을 엿볼 수 있다네요.

 

여기 더해 1977년 개업해 종로3가 낙원동 아귀찜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아귀찜 가게인 '옛날집 낙원아구찜'과 1979년 시작해 삼각지 대구탕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원대구탕'이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위원회는 불고기(너비아니)와 구절판도 이번 유산으로 선택했는데요. 너비아비는 서울 반가에서 많이 해 먹던 고기구이 음식으로 이후 불고기로 진화해 서울 대표 음식으로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구절판은 채소·고기류를 밀전병에 싸 먹는 음식으로 서울 한정식 요리점에서 처음 선보였는데요. 이 두 음식이 모두 담긴 '조선요리법'도 이번 유산에 올랐습니다. 1939년에 발간된 이 책은 서울 반가음식을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서술한 조리서로 당시 대중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네요.

 

이 외에도 1977년 건축가 이희태가 설계한 건축물인 '통일교 전 본부교회'와 1954년 석재를 사용해 지어져 보존상태가 양호한 '용산제일교회 교회동', 1957년 건립된 철근콘크리트와 석조를 병용한 학교 건축물인 '환일고등학교 십자관', 1979년 대학로에 세워져 연극인, 화가 등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된 공공일호(구 샘터사옥)도 이번 미래유산에 발탁됐습니다.

 

또다른 서울 미래유산을 더 보고 싶다면 '서울 미래유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한데요. 홈페이지에는 구마다 미래유산을 탐방할 수 있는 체험코스를 소개해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