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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pick] 강도 높은 '체질 개선' 롯데쇼핑…금투업계 "걱정 반 vs 기대 반"


[IE 산업]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롯데쇼핑(023530)의 체질 개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가 우려의 시선과 긍정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14일 업계와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반적인 국내 소비 경기 악화, 온·오프라인 경쟁 심화 탓에 전년보다 28.3% 감소한 4279억 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8536억 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4분기 순손실만 따지면 1조164억 원이다. 

 

특히 할인점(마트)과 슈퍼가 부진했다. 지난해 마트의 영업손실은 248억 원으로 적자전환, 슈퍼는 영업손실 1038억 원을 기록하며 발목을 잡았다. 이에 롯데쇼핑은 '2020년 운영전략'과 함께 '미래 사업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점포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알렸다.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접는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 같은 소식에 실제 이날 몇몇 증권사들은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은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거론된 국내 할인점에 대해 본격적인 효율 개선작업을 시행할 경우 중장기 손익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수년간 '일회성 요인'이라는 명목의 대규모 비용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이와 같은 부진 점포의 구조조정은 단기 실적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작년 한 해 동안 전문점 부진점포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이마트의 경우 오히려 2018년보다 영업적자가 확대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점포 믹스 개선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와 함께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3년간의 구조조정이 실적 측면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오프라인 매장 700여 개 중 실적이 부진한 200여 개 점포를 과감히 구조조정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구조조정 본격화와 함께 온라인 통합 전략을 통한 이커머스 부문 강화를 중장기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실적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이 시작됐다는 점"이라며 "롯데쇼핑은 지난 수년간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해왔던 만큼 변화 및 개선이 시작되는 시점에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유안타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이번 컨퍼런스 콜에는 롯데쇼핑의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아직까지는 큰 그림에 불과하지만, 파편화된 조직과 백화점 외의 사업의 경쟁력 및 수익성 모두 롯데쇼핑의 주된 문제점이라고 지적 받았던 사안이므로 이번 전략 방향성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