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CEO도 사는 주식 맛집?" 코로나19로 무너진 주가 띄우는 자사주 매입 '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다수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데요.

이에 기업 및 최고경영자(CEO), 경영진들이 과감한 자사주  매입 릴레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때 이뤄지는데요. 이는 주가 하락 방어와 주주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난 26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는데요. 손 회장은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 의지를 내보이며 올해 총 세 번에 걸쳐 1만5000주를 매입해 7만812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지난해에도 그는 다섯 번이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요. 

 

우리금융은 상장된 지난해 2월13일 1만60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계속 1만 원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계속 고꾸라지더니 지난달 6320원을 찍었습니다. 이에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펀더멘탈(기초경제여건)이 과거 금융위기 때와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며 지금과 같은 시장 불안 및 우려 상황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자 이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합니다. 

 

 

이 외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도 지난 6일 5668주를 매입했는데요. 또 함영주 부회장도 지난달 18일 5000주를 장내 매수하며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탰습니다. 또 KB국민카드 이동철 사장 겸 KB금융 개인고객부문장, DGB금융지주 김태오 회장,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 등이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에 합류했습니다. 

 

산업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다섯 차례에 걸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58만 주, 30만 주를 사들였는데요. 총금액은 817억 원에 달합니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 관리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내년 4월12일까지 1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는데요. 포스코가 자사주를 매입키로 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3년 만이라고 합니다. 한샘과 크라운제과도 지난 9일 코로나19 사태 후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55만1470주, 60만 주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증시 회복세와 이 같은 자사주 취득 이슈가 맞물리면서 주가 부양에 성공한 기업들이 속속 보이고 있는데요. 

 

금융사 중에서는 최근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던 한화생명이 가장 눈에 띕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3일 881원까지 찍었지만, 여승주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끊임없는 자사주 매입에 오름세를 타고 있는데요. 14일 한화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15원(0.87%) 상승한 1735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3일 LG상사는 지분율 28.4%에 해당하는 자사주 1000억 원어치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뒤 주가 상승세가 시작돼 현 주가는 1만3000원대까지 상승했는데요. 이는 지난달 20일 6590원 대비 약 두 배 이상 뛴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은 몇 곳일까요?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사주를 산 기업은 358개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253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인데요. 2012년 이후 최고치인 2018년(334개) 기록을 한 분기 만에 뛰어넘은 수준입니다. 

 

정부가 지난달 13일 내놓은 시장안정조치도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을 독려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지난 3월 규제 완화 이전인 12일까지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은 16개였지만, 13일부터 31일까지는 70개로 급증했습니다. 

 

지난달 16~31일 기업 임원 및 주요 주주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취득을 신고한 건도 329곳에 달했는데요. 이 중 206개 기업은 대표이사, 사장 등 대표성을 지닌 임원 및 지분율 10% 이상 주주가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이나예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자사주 취득은 해당 기업의 여유 자금 보유 확인과 주주 환원 의지로 해석되지만 최근 급락장에서는 경영진의 주가 안정화 의지와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