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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 체크] 은행연합회 조용병 차기 회장, 그 앞에 산적한 과제는?

 

[IE 금융]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은행연합회 김광수 회장의 바통을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전(前) 회장이 넘겨받았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오른 건 이번이 최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갑질'과 같은 은행권을 향한 강한 비판과 함께 '상생금융'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조 차기 회장이 은행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당국과의 원만한 협조를 이어갈지 이목이 쏠린다. 

 

16일 은행연합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제3차 회의와 이사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 자리에 신한금융 조용병 전 회장을 만장일치로 단독 추천했다. 

 

은행연합회는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엉클 조' 조용병, 은행권 샐러리맨 '신화'

 

조 차기 회장은 리딩금융 회장을 훌륭히 소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일반 행원에서 시작해 은행과 비은행 대표를 거친 뒤 지주사 회장을 역임한 은행권 샐러리맨의 대표적인 성공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57년 6월 충남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핀란드 헬싱키 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끝냈다.

 

이후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 전무, 영업추진그룹 부행장과 리테일 부문장 등을 거쳤다. 여기 더해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15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했다. 행장 취임 2년 뒤인 2017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자리에 오르며 2연임을 이어가다 올해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조 전 회장은 3연임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갑작스럽게 용퇴를 결정한 것. 이에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용퇴에 대해) 매우 존경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후배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조 차기 회장은 신한맨 사이에서 '엉클 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러면서도 외부 인사를 만날 때는 자신의 이름을 빗대 '나는 용병 스타일'이라고 소개할 만큼 당당한 성격도 지녔다는 후문이다.

 

◇은행권, 기대감 가득…숙업 사업 풀릴까

 

은행권은 그에게 숙원 사업인 '투자일임업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한해 제한적으로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은행들은 자산관리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모델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투자일임업 허용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지만 증권업계 반발로 잠정 보류했다.

 

이 외에도 은행권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금산 분리'를 통해 은행이 비금융 업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 중이지만, 이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에서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로 평가받았던 조 차기 회장이 은행들의 숙원인 비이자이익 영업 확대와 상생금융 확대에 대해 당국과 교감하며 은행권의 목소리를 원활히 대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