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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윤종규 바통 받은 양종희 차기 회장…KB금융서 해결할 과제는…

 

[IE 금융]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17일 임시 주주총회(주총)에서 차기 회장으로 정식 선임되면서 윤종규 회장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그는 KB금융 역사상 첫 '행원 출신 회장'이다. 

 

◇양종규 차기 회장, 주총서 80.8% 찬성률로 통과

 

이날 KB금융은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양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안건은 80.87% 찬성률로 가결됐는데, 출석 주주 97.52%의 찬성표를 얻었다.

 

양 내정자는 이날 주총을 통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KB금융 이사회와 윤종규 회장이 추진한 중장기 자본 관리 방향과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더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9년 동안 KB금융을 지켜온 윤종규 회장은 마지막 공식 일정인 이번 주총에서 "9년 전 가슴에 달았던 노란색 휘장과 이제는 교복 같은 노란 넥타이까지 행복한 추억만 안고 물러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KB금융 전략의 연속성과 목표 추구를 위한 비전과 능력을 갖고 있는 양종희 내정자에게도 성원을 베풀어 달라"고 덧붙였다.

 

◇양 내정자 앞에 산적한 과제 세 가지

 

양 내정자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이어 재무기획부, 서초역 지점장을 거쳐 KB금융으로 옮긴 뒤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등을 맡았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KB손해보험 대표로 회사를 이끌며 그룹 비(非)은행 부문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 내정자는 오는 21일 정식 취임해 3년간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애초 이달 16일 열릴 예정이던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가 이달 20일로 연기됐는데, 이날 간담회에도 양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근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받는 은행권의 상생금융안이 이야기의 중점으로 꼽힐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 내정자의 발언도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 양 내정자는 취임 직후 조직 개편과 인사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KB금융 계열사 11곳 중 9곳, 10명의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 KB증권 박정림·김성현 대표, KB국민카드 이창권 대표, KB손해보험 김기환 대표, KB자산운용 이현승 대표, KB캐피탈 황수남 대표, KB부동산신탁 서남종 대표, KB저축은행 허상철 대표, KB인베스트먼트 김종필 대표 등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양 내정자의 과제로는 부진했던 해외사업도 있다. KB금융지주는 인도네시아의 부코핀은행과 같은 해외 계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코핀은행) 인수 당시 빨리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취약한 기존 전산시스템을 선진 전산시스템으로 재정비한 뒤 기존 부코핀은행이 갖고 있던 연금의 강점을 살리며 강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부실채권은 오히려 확대되고 정보기술(IT) 작업도 지연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