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산업]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LG전자와 맞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에서 구독 서비스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가전을 무조건 내 것으로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젊은 세대와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40조 원에서 내년 100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AI 제품 중심 구독클럽 론칭…스마트싱스 활용↑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시범 운영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이날부터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에 '인공지능(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선보인다.
가전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낸 다음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을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는데 이 가운데 90% 이상은 AI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AI 제품 중심으로 운영해 'AI=삼성'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AI 구독클럽에서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한다. 먼저 '올인원' 요금제는 제품, 무상 수리 서비스와 함께 ▲방문 케어 ▲셀프 케어 등 케어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전용 'AI 구독클럽 삼성카드'로 60개월까지 기간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으며 중도 해지도 가능하다.
'스마트' 요금제는 제품 구매와 함께 무상 수리 서비스 또는 케어 서비스를 각각 선택할 수 있으며 기간도 36개월 또는 60개월 중 고를 수 있다. 스마트 요금제 가입 시 제품은 일시불 또는 최대 60개월 할부로 구매 가능하며 중도 해지는 할 수 없다. 케어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 별도 위약금 없이 원하는 때에 해지 가능하다.
이미 제품을 보유한 고객들은 케어 서비스만을 선택하면 최대 60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다. 케어 서비스는 ▲제품 종합점검 ▲소모품 교체 ▲내·외부 청소 등이다.
삼성전자 AI 구독클럽은 스마트싱스(SmartThings) AI 기능을 활용해 ▲기기 진단 결과 ▲기기 사용 패턴 ▲에너지 사용량 등의 정보를 월 1회 '월간 케어 리포트'를 제공한다. 또 엔지니어 방문 없이 원격으로 진단하고 수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곧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구독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카드사 청구 할인과 다양한 제휴 서비스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신라면세점 ▲대명아임레디 상조 ▲에버랜드 ▲노랑풍선 ▲밀리의 서재 ▲SK브로드밴드 ▲CJ제일제당 외 7개 식품사 등 총 14개 파트너사와 제휴했다.
◇가전 구독 '선두 주자' LG전자, 300여 제품군 통한 영업 가속화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 대여부터 시작해 품목 확대 및 관리를 강화하며 영역을 키워왔다. 특히 작년에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과 TV, 노트북 등 홈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으며 올해부터 가정용 프리미엄 환기 시스템, 서빙 로봇과 튀봇(튀김 요리용 제조 로봇) 등도 새로운 구독 상품으로 추가해 23종 300여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는 가전 품목을 선택한 다음 계약 기간, 방문 관리, 기간 등을 정한 뒤 산정된 월 구독료를 내면 된다. 구독 기간 3년이 끝난 다음에는 제품 반납, 인수, 다른 상품 재구독 가운데 고를 수 있으며 기간이 4년 이상이면 무조건 제품을 인수해야 한다.
LG전자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9월 누적 기준 구독 사업 누적 매출은 1조2386억 원(케어 서비스 매출 제외)으로 지난해 매출인 9628억 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6885억 원과 봐도 약 80% 급증했다.
LG전자의 구독 서비스는 해외 진출도 시작했다. 지난 2019년 말레이시아에 정수기 구독 사업에 이어 지난해 말 대형 가전 구독도 시작한 것. 지난달에는 대만과 태국에서 구독 사업을 개시했으며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인도와 아시아 국가 진입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최근 임원 인사에서 구독 서비스에 큰 기여를 한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회사 측은 "한국 시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구독 사업모델을 적극 확대하며 경쟁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온라인브랜드숍 기반 소비자직접판매(D2C) 사업 성과를 창출한 김 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