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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사이]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 '반려동물'과 함께 "가족임을 잊지 말자"


집 근처 카페에서 편하게 자는 고양이입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전인 지난 겨울 찍은 사진입니다). 이 동네 주민이라면 한 번쯤은 본 고양이인데요. 

 

 

이 아이는 집고양이답지 않게 카페 밖 곳곳을 누비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길고양이였지만, 매번 밥을 주는 이 카페에 정착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곳저곳을 누비다가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오면 이 카페 문 앞에서 문을 열어주기까지 기다립니다. 또 간혹 근처 편의점이나 다른 가게에 제집인 것처럼 드러누웠다가 다른 사람 품에 안겨서 카페로 돌아오곤 하죠.

 

이렇듯 사랑스러운 고양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최근 큰 이슈가 된 한 유튜버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5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을 운영하는 충남대 수의대생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유기된 고양이와 강아지를 정성껏 보살피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특히 지난해 7월 SBS 동물농장에 출연한 후 구독자 수가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일 이 동물 모두 펫숍에서 구매했다는 폭로가 등장했는데요. 이날 충남대 수의학과 재학생들은 폭로 영상을 통해 그가 햄스터를 학대하거나 영상을 찍기 위해 데려온 동물들의 밥을 굶겼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심지어 영상을 촬영할 때 이외에는 좁은 철창에 가둬놨다고 합니다. 

 

처음에 모든 의혹을 부정한 갑수목장은 결국 자신이 구조했다고 했던 일부 동물은 펫숍에서 데려왔다는 사실을 시인했는데요. 관심이 좋아 더 큰 채널을 바라게 됐으며 거짓 영상을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고양이들을 학대하거나 굶긴 적은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는데요. 

 

현재 동물보호단체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은 이 유튜버를 동물보호법 위반을 비롯한 세 가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충남대 역시 12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는데요. 만약 현행법이나 교칙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확실해질 경우 그에 대한 징계를 내릴 수 있습니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9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가구는 전년 대비 80만 가구 증가한 591만 가구로 조사됐는데요. 약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반려동물에 대한 교육 부재,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 미약 등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는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데요. 갑수목장 외에도 여러 채널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한 유튜버는 생방송 중 자신의 반려견을 침대 위로 던지고 욕을 했는데요. 결국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이들 채널 중심으로 유행 중인 장애물을 만들어 반려동물이 통과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투명벽, 휴지벽 챌린지도 반려동물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찬반여론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아울러 고양이를 산책하는 유튜브 채널이 많아지자 여러 전문가가 '대부분의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죠.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을 단순히 유튜브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한 흥밋거리, 취미거리가 아닌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 가족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슈에디코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