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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태어난 아들, 결국 아버지의 피스

동명의 알렉상드르 뒤마가 있습니다.(출발! 비디오 여행 흉내 아닙니다) 한 사람은 1802년 7월24일 태어나 1870년 12월5일 생을 마감했고 다른 이는 1824년 오늘, 세상을 향해 눈을 떴다가 1895년 11월27일 영면에 들었습니다. 

 

앞선 이는 같은 해 출생한 빅토르 위고도 극찬을 아끼지 않은 극작가이자 소설가로 '삼총사' '철가면'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을 집필한 프랑스 대문호 중 한 명인 알렉상드르 뒤마입니다. 후자의 뒤마는 '춘희'(주세페 베르디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각색)와 '금전 문제' '여성의 친구' 등 당시 시대적 문제작을 썼던 인물입니다.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춘희와 함께 '사생아'를 꼽을 수 있는데 그 역시 알렉상드르 뒤마와 벨기에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입니다. 

 

 

과거 프랑스에서는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은 사생아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던 까닭에 중세와 근세를 지난 후대에 와서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fils)라고 칭하는데 피스는 아들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현지에서는 삼총사의 뒤마에게 아버지를 의미하는 페르(Pere)를 붙이기도 하고요. 

 

아버지처럼 흑인 혈통이 섞여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아들 뒤마는 암울했던 어린 시절을 꽤 많은 작품에 투영했습니다. 글 쓰는 방식이 판이하게 달라 속기사처럼 집필한 아버지 뒤마와 꼼꼼하게 한 문장씩 짚어 내려갔던 아들 뒤마는 살짝 어색한 사이였다고 하네요. 

 

어린 시절 거리에서 자라며 글도 읽지 못하던 사생아 아들이 성장해 불치병에 걸린 고급 창부와 사랑하게 됐으나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하자 의절한 아들 뒤마 자신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묘사한 춘희는 당시에도 걸작 반열에 올랐고 상당한 시간이 흘러 아버지 뒤마는 화해의 손을 내밀었답니다. 

 

춘희의 초고를 읽은 후 눈물을 흘리며 아들에게 감동했다고 얘기했다는 후일담도 있고요.

 

/이슈에디코 전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