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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실적 적신호에 금융당국 이례적 경고메시지

보험시장 포화 우려 제기… 수입보험료 중심 경영방식서 벗어나야

[IE 금융] 올해 생명·손해보험사(생·손보사)들이 실적에서 큰 낙제점을 받자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이들의 경영 방침에 대해 경고했다.

 

2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생·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5조2569억 원으로 전년 3분기 6조9546억 원보다 24.4% 줄었다. 금감원은 리스크 동향을 주의 깊게 들여보겠다는 말 대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영을 권고했다.

 

◇손보사, 우량채권 팔아도 손실액 감당 못해 

 

손보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6% 줄었다. 3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이처럼 올해 순익이 쪼그라든 이유는 보험 영업 손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올해 손보사 영업 손실은 3조7236억 원으로 106.2% 뛰었다. 보험 소비자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 사업비로 쓴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보험 유형별로 살펴보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처럼 계약 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보험 손실액(3조3471억 원)은 48.1% 증가했다. 자동차 보험 손실(8240억 원)도 303.1% 폭증했다. 자연재해 등을 보상하는 일반 보험은 4475억 원 흑자를 냈으나 흑자 규모는 32.1% 내려갔다.

 

올 3분기 누적 손해율 역시 위험하다.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 증가 때문에 손해율이 130%를 넘어섰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정비요금 인상, 취업 가능 연한 상향 등으로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해 112%까지 치솟았다.

 

이런 와중에 보험사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던 우량 채권을 매각해 순익 감소폭을 줄였다. 이들의 3분기 누적 투자이익은 6조7452억 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14.5%(8560억 원) 올랐다.

 

이에 대해 금감원 손해보험검사국 조한선 팀장은 "손보사는 보험 영업 손실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금융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적으로 투자 이익을 확대하는 수준이기에 향후 수익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현재처럼 단기적인 외형 경쟁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전반의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생보사. 투자이익 만큼 늘어난 영업 부문 손실

 

금감원은 생보사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조573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24.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험 영업 부문에서 18조457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1조1755억 원보다 7% 확대된 수준이다.

 

이는 저축성보험 만기도래와 같은 이유로 지급보험금이 증가한 요인이 크다. 손보사처럼 올 3분기 생보사의 투자이익은 18조6678억 원으로 전년보다 0.8% 늘었지만 영업 손실이 매우 커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는 78조1791억 원으로 지난해 2852억 원보다 0.4% 뛰었다. 이 중 보장성보험이 32조2808억 원으로 4.1% 증가한 반면 저축성보험은 4.8% 줄어든 24조3197억 원에 그쳤다. 퇴직연금·보험은 17.6% 증가한 8조1014억 원, 변액보험은 7.6% 줄어든 13조4722억 원이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 원희정 팀장은 "보험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수입보험료 성장 중심의 경영방식으로는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 상품개발 과정에서부터 민원·분쟁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 같은 영업 효율화 및 리스크 중심 경영으로 지속 가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슈에디코 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