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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매·곰·황소…' 경제 용어에 나온 동물들 유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0일(현지시각)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와 같은 통화 긴축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29~3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재의 2.25~2.50%로 유지했는데요. 이후 연준이 발표한 성명은 문구가 상당 부분 수정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성명에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향후 조정 사항을 결정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표현이 추가됐고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라는 언급이 삭제됐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의 경제 성장세에 대한 수식어를 '강한'에서 '견조한'으로 바꿨습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과 세계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연준이 '비둘기파(Dovish)'로 전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이처럼 통화정책에 대한 기사에는 매파(Hawkish)와 비둘기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매파와 비둘기파는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 총재나 금융통화위원의 성향을 구분할 때 사용합니다.

 

보통 매파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통화 긴축파', 비둘기파는 양적 완화를 지지하고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통화 완화파'를 뜻합니다.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중립은 '올빼미파'라고 칭하고요.

 

이러한 말은 어디서 유래했을까요? 매파는 지난 1798년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강경한 정치 세력을 지칭하고자 처음 사용했는데요. 반대로 외교적인 노력으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집단을 '비둘기파'로 부르게 됐다네요.

 

매, 비둘기, 올빼미처럼 금융 시장에 자주 언급되는 동물이 또 있습니다. 바로 곰과 황소인데요.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을 뜻하는 용어는 베어 마켓(Bear market)입니다. 곰은 싸울 때 아래로 내려찍기 때문에 하락장을 그렇게 부른다는데요. 반대로 황소는 싸울 때 뿔을 위로 올린다는 이유로 상승장을 불 마켓(Bull market)이라 부릅니다.

 

곰과 관련된 경제 용어에는 '골디락스'도 있는데 이 용어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라는 동화에서 유래했습니다.

 

큰 곰, 중간 곰, 작은 곰 세 마리가 살고 있는 숲속 어느 집에 골디락스라는 소녀가 찾아오는데요. 골디락스는 배고픈 나머지 곰 세 마리가 각자 끓여놓은 수프를 먹게 됩니다. 이 세 그릇 중 두 그릇은 너무 뜨겁거나 차가웠는데요. 골디락스는 마지막 그릇에 담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먹기에 적당한' 수프를 먹어치웁니다.

 

이 같은 동화에서 유래한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뜻하데요. 이 용어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앤더스 포캐스트의 수석 경제학자 슐먼(David Shulman)이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이후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도 않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경제 상태가 도래할 때마다 골디락스 경제라고 일컫고 있습니다.

 

곰의 포옹(Bear's hug)이라는 귀여운 용어도 있습니다. 이는 매수자가 사전 경고 없이 목표 기업 경영진에게 매수 제의를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커다란 곰이 뒤에서 몰래 껴안는다고 상상하면 공포스럽죠. 이처럼 거절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밀어 빠른 판단을 바랄 경우를 의미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습니다.

 

펭귄 효과(Penguin effect)라는 말도 있습니다. 물건 구매를 망설이다가 다른 사람의 구매를 보고 덩달아 구매한다는 의미인데요. 한 마리의 펭귄이 용기내 먼저 바다에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잇따라 바다에 뛰어드는 습성에서 비롯됐습니다.

 

반대로 특정 상품에 사람들이 몰리면 차별화하고자 다른 상품을 구매하려는 현상은 백로 효과(Snob effect)라고 부릅니다. 까마귀 떼 속에서 혼자 떨어져 고고하게 있는 백로의 모습과 같다는 이유에서죠.

 

백조를 본딴 랙 스완(Black swan)이라는 용어도 탄생했는데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희귀한 검은 백조처럼 생기지 않을 것 같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브렉시트가 대표적이죠. 이와 반댓말은 화이트 스완(White swan)입니다. 과거 경험했음에도 적절한 대책을 취하지 못해 막지 못하는 위기 상황을 뜻합니다.

 

화이트 스완과 같은 말로 회색 코뿔소(Grey rhino)가 있는데요. 코뿔소가 달려오는 것을 진동으로 느끼지만 두려움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할 때를 비유한다네요.

 

캥거루본드(Kangaroo Bond)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호주 자본시장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 표시 채권을 설명할 때 쓰이는데요. 호주라는 이름 대신 호주의 대표적인 동물 캥거루를 붙였습니다.

 

이 외에도 캐시카우 (Cash cow)는 항상 맛있는 우유를 계속 공급해주는 젖소와 같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이나 사업입니다. 이러한 캐시카우 사업은 앞으로 시장성장률은 낮으나 현재 시장점유율이 높은 사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웩 더 독(Wag the Dog), 즉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이 단어는 주식시장에서 선물시장(미래의 상품을 거래)에 의해 현물시장(현재의 상품을 거래)이 좌지우지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적용하는데요. 이러한 현상은 통상적으로 박스권 장세에서 나타나며, 증시 체력이 취약할 때 자주 발생한다네요.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