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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겨울잠서 벌떡" 경칩, 개구리 소리는 누워서 들어야?

5일은 절기상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인데요. 그러나 이날 아침은 영하권으로 떨어질 만큼 아직 추위가 가시고 있지 않았습니다. 만물이 땅에 올라왔다가 추위에 다시 들어갈 정도로요.

 

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로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데요. 경칩이나 계칩의 뜻은 비슷합니다. 경칩은 겨울잠을 자던 만물들이 깨어나 튀어나온다는 뜻인데요. 과거 조상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답니다. 계칩은 이들 만물이 땅을 열고 나온다는 의미입니다. 

 

경칩은 과거 농경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는데요. 조상들은 경칩을 기준으로 본격 농사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경칩 이후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놓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는데요. 성종실록을 보면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해야 한다는 기록이 존재합니다. 

 

이날은 농촌에서 개구리 또는 도롱뇽의 알을 건져다 먹는 풍습이 있었는데요. 봄의 정기를 받은 개구리 알이 신경통이나 요통과 같은 병을 없애준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했는데요. 조상들은 개구리 울음소리를 서서 들으면 그 해는 일이 바쁘고, 누워서 들으면 편안하게 일한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믿어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는데요. 특히 이날 흙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믿어 흙벽을 바르는 집들이 많았다고 하네요. 

 

경칩에는 보리싹 점이라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 자라는 보리싹의 성장 상태를 통해 한해 농사를 예측하는 점인데요. 보리싹이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자라고 있으면 풍년, 그렇지 않으면 흉년으로 생각했답니다.

 

여기 더해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마시기도 했는데요. 보통 나무들은 절기상 경칩 무렵에 물이 오른다고 합니다. 때문에 고로쇠의 첫 수액을 통해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인데요. 경칩이 지나서는 수액이 잘 나오지 않으며 나오더라도 그 수액은 약효가 적다네요. 

 

/이슈에디코 이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