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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체크] IPO 재수생 케이뱅크, 수요예측 저조에 상장 또다시 연기


[IE 금융] 하반기 공모주 최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가 수요 예측 부진 탓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상장 예비심사기간이 내년 2월28일까지인 점을 고려해 조만간 상장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지난 10~16일 진행된 기관 수요 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케이뱅크는 총 8200만 주를 내놓았는데, 이 가운데 4100만 주는 신주, 나머지는 구주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공모할 때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당초 케이뱅크는 같은 달 18일 공모가를 확정해 21~22일 일반 청약을 시작, 오는 30일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이 은행의 주당 희망공모가는 9500~1만2000원으로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9840억 원,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 에 달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당수 기관투자자가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관사 중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최종공모가를 희망공모가 범위 하단인 8500원으로 낮추는 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우형 행장 직접 나섰지만…오버행·업비트 이슈 여전

 

이번 케이뱅크의 IPO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었다. 이 은행은 작년 2월 "대내외 환경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의 상황"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IPO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냈었다. 첫 거래일부터 매도 가능한 유통 주식이 타 기업보다 많고 매번 국정감사(국감) 시즌마다 등장하는 업비트 독과점도 걸림돌로 꼽히기 때문.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전체 상장주식의 28% 정도다. 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당일 6.6%의 주식을 풀었다. 만약 상장 초기에 많은 주식을 유통할 경우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이슈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열린 케이뱅크 기자간담회에서 이 은행 이준형 전략실장은 "과거 상장 사례를 봤을 때 카카오뱅크나 크래프톤이 지분의 40% 정도를 유통했음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케이뱅크의 유통 가능 주식은 많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주식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업비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인지한 최우형 행장은 간담회에서 "2021년 12월 53%였던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17%까지 낮아졌고 업비트 예치금은 일반 예금과 완전히 별도로 봐야 한다"며 "이 회사 예치금은 국고채나 머니마켓펀드(MMF)로 관리하고 있기에 뱅크런 가능성은 낮고, 혹시라도 있다면 유동 가능한 예치금이 있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업비트 논란은 이번 국감에서 또다시 등장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대상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케이뱅크가 IPO를 앞두고 있는데, (고객 예수금에서 차지하는) 업비트 지분율이 너무 크다. 거의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기준 21조 원 상당의 케이뱅크 고객 예수금 가운데 4조 원가량이 업비트 예수금이라는 것. 

 

이 의원은 "업비트 예치금 3800억 원에 2.1%를 (수수료로) 주게 되면 867억 원이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 케이뱅크의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22년 3월 케이뱅크의 수신 규모 11조 5000억 원 가운데 업비트의 예치금 비중이 48%였는데, 지난해 18.1%로 완화했다고 상장을 진행 중"이라며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하면 잠재적 위험은행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금융감독원(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케이뱅크의 업비트 비중이) 은행의 건전성이라든가 운영상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중요한 리스크인 것은 맞다"며 "투자자 보호나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 IPO 이슈를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