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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사방 악재에 얼어버린 기준금리

[IE 금융]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한국은행(한은)이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 결과는 현재 기준금리(연 3.50%) 동결로 마무리됐다. 앞서 전문가들은 낮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중국 부동산 위기론을 짚으며 금리 동결에 무게를 뒀었다. 

 

아울러 오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까지 예정된 만큼 통화정책과 관련해 당연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지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에 맞서 '빅컷'(일시에 0.25%포인트 이상 큰 폭의 금리 조정)에 나서며 기준금리를 1.25→0.75%로 0.50%p 내린데 이어 같은 해 5월28일 다시 0.25%p 추가 인하 후 아홉 차례 동결한 바 있다. 

 

그 다음 인상은 15개월 만인 2021년 8월26일이었고 이후로는 지난 1월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3.00%p 올렸으나 2월부터 7개월가량 기준금리 3.5%의 동결 기조를 지키는 중이다.

 

한은의 금리 동결 배경은 저조한 경제 지표에 기반을 둔 것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수치상 역성장을 피했을 뿐 민간소비(-0.1%)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걱정했던 대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위기를 위시한 중국 부동산 악재가 더 크게 대두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쳐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 수치를 낮추는 동시에 하반기 경기 회복 여건도 녹록지 않아 기준금리에 변동을 주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2.0%p까지 차이를 나타내면서 환율 상황에 더욱 부담을 줘 금통위도 결정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DB금융투자 문홍철 연구원은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며 환율은 상방 리스크가 제한되는 것이나 미국 장기채 금리에 변동성이 너무 커 환율을 전망하는데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부동산 시장과 통화정책 간 관계는 긴 호흡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