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에서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을 면하는 만 14세의 경계선을 일부 범죄에 한해 한 살 낮추자는 권고가 나왔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기준 공론화 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고했습니다.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것이 골자인데 올 2월 대통령 지시 후 약 다섯 달 만에 나온 결론이죠. 흉악범죄 처벌에 나이 차등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일단 정부는 보호처분 제도개선을 병행하며 하반기부터 과제별 이행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랍니다. '누구를 어느 선부터 가둘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공교롭게도 237년 전 같은 날짜에 역사적 사건으로 발현한 적이 있습니다. 7월 14일 오늘은 프랑스에서 일 년 중 가장 떠들썩한 하루죠.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는 전투기가 삼색 연기를 뿜으며 날고 기갑부대가 개선문을 향해 행진합니다. 영어권에서 '바스티유 데이(Bastille Day)'라고 칭하는 프랑스 국경일로 그 기원은 1789년 7월 14일, 파리 시민이 바스티유 요새를 함락한 사건이고요. 절대왕정을 무너뜨린 시민혁명의 신호탄으로 기리는 이날을 자세히 살피
고등학교까지의 학창시절을 인천에서 보낸지라 자의반타의반(?)으로 SSG 랜더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야구 규칙을 알게 되고 제대로 보면서 응원한 팀은 지난 1987년 태평양화학(지금 아모레퍼시픽)에 팔린 청보 핀토스가 처음이었죠. SSG에서 미래 에이스감으로 꼽는 우완 신인 기대주 김민준이 이달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6개, 사사구 1개로 호투하면서 산발 안타 4개로 두산 타선을 무실점 봉쇄했습니다.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인 김민준은 올 6월 초 1군 데뷔전 이래 다섯 번째 선발 등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개인 역사를 썼네요. 청보에서는 1985년 7월 2일 좌완 정성만이 9이닝 동안 MBC 청룡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퀄리티스타트를 훌쩍 넘은 완투승을 거둔 역사가 있습니다. 지난 편에서는 퀄리티스타트라는 야구 지표를 시작으로, 의료·건설·기업경영·투자 등 사회 곳곳에 작동하고 있는 '제 몫'의 기준선을 살폈죠. 기준 미달에는 구체적인 대가가 따른다는 공통점을 찾았지만 기준이 있어도 페널티가 작동하지 않는 곳이 있다는 문제 또한 짚었습니다. 명칭
제가 먹고살 길을 고심하기 시작하던 1990년대에도 토익 열기가 뜨거웠는데 아직 그 쓰임새는 사그라지지 않았나 봅니다. YBM 산하 한국TOEIC위원회가 최근 3년간(2023~2025년) 토익(TOEIC)과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 정기시험에 접수한 군인 수험자 현황을 분석했더니 3년째 증가세랍니다. 진급, 장기복무 전환, 전역 후 취업 및 진학 준비를 위해 공인 영어 성적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전일 이 자료를 배포한 곳의 진단이고요. 군인 접수 인원은 2024~2025년에 각각 전년보다 10.8%, 7.0% 늘어난 와중에 작년 계급별 접수 비율은 대위가 22.1%로 최고치였답니다. 차순위는 중위(13.5%), 병장(12.7%), 상병(9.2%) 순이었고요. 이왕 토익 이슈를 언급했으니 지난 2020년 개봉한 이종필 감독의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얘기도 꺼내보렵니다. 제목만 떠올려도 미소가 번질 만큼 기분 좋게 본 기억이 생생한 영화거든요. 1995년을 배경으로, 토익 600점을 넘기면 대리 진급이 가능하다는 말에 모여든 입사 8년차 동기인 고졸 말단 직원 3인이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줄거리입니다. 공장 앞 하
[악(樂)덕(후)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스물다섯 번째는 2008년 오스트리아 빈(Wien)에서 호기롭게 모였으나 여섯 해 동안 EP 두 장, 미증유 같은 발자취를 남기고 해체한 메탈·데스코어 밴드 Upon A Red Sky(어폰 어 레드 스카이)의 마지막 작품 'Aegis'. 앨범명 '아이기스 또는 이지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와 아테나가 들었던 신의 방패로 어떤 공격도 막아내는 절대 방어의 상징이죠. 고대 서사를 20분 남짓 일곱 곡에 담아낸 다섯 청년은 보컬 담당 크리스 브리치(Chris Breetzi), 기타리스트 미카엘 콘 카르네(Michael Con Carne)와 미카엘 린도르퍼(Michael Lindorfer), 베이시스트 크리스토프 비흘러(Christoph Bichler), 드러머 마니 마이어(Mani Mayer)입니다. 지난 2008년 결성 이래 2012년 2월 첫 EP 'In a Crisis'를 발매하며 데스코어 씬에 통성명 후 2년이 지난 2014년 5월 4일, 두 번째이자 마지막 EP 'Aegis'를 내놓고 같은 해 각자의 갈 길로 떠났죠. 밴드 차원의 공식 발표 등 해체 사유를 알린 적이 없는 걸로
무척 덥습니다. 본격적인 더위는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유럽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지 걱정도 됩니다. 상공의 고기압이 마치 뚜껑처럼 열기를 가두는 열돔 현상으로 이곳 전역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하죠. 이달 26일자 기준, 영국 BBC와 미국 CNN방송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페인에서 나흘간 213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사망자가 잇따랐답니다. 프랑스는 본토 72개 구역에 최고 단계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이탈리아는 한낮 야외 노동을 중단했습니다. 폭염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빈 등은 주말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해당 국가 외에 네덜란드, 폴란드, 헝가리 등도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고요. 수많은 인명피해까지 동반한 폭염이라 과거 그날 총구의 화염과 같은 긴박한 상황이 겹쳐 떠오릅니다. 1914년 오늘,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계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총탄에 쓰러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부. 열아홉 살 청년이 당긴 방아쇠는 제국의 동맹세력을 차례로 끌어당겼고, 한 달여 만에 유럽은 전쟁의 포화 속에 휘말렸습니다. 4년 넘게 이어지며 군인만
아직 남은 6월, 미국 전역에서 경비행기와 소형 제트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이달 14일 오전 11시 30분경에는 미주리주 버틀러에서 스카이다이빙기가 이륙 직후 낙하하며 조종사 한 명과 스카이다이버 열한 명, 탑승자 열두 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죠. 이어 16일 밤 텍사스주 라레도 고속도로에 비즈니스 제트기가 추락해 탑승 여섯 명 가운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캐피털 팩토리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조슈아 베어가 사망하고 나머지 다섯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20일에도 사고가 뒤따라 오후 3시 30분경 오하이오주 미들필드 들판에 경비행기가 떨어져 세 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날 밤 메릴랜드주 보위 주택가 인근 숲에 야간 비행 훈련 중이던 기체 추락으로 탑승자 세 명이 모두 죽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적자 두 명과 캐나다 국적자 한 명으로 확인됐죠. 이런 가운데 지난 19일 오후 프랑스 서부 대서양 연안의 휴양지 라볼에스쿠블라크 공항 인근 들판에서 경비행기 세스나 421이 착륙에 실패하며 탑승했던 두 명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들 중 한 명은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의 다섯 공동창업자 중 한
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이자 망종입니다. 토요일과 겹치지만 하루 더 쉬지 못해 안타까운 분들 많으실 테죠. 달력을 본 후 이게 무슨 망조가 들어 망종이냐고 따지고 싶지만 현충일은 현행법상 대체 공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라 어쩔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2021년과 2023년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대체 공휴일 적용 대상을 크게 확대했으나 신정인 1월 1일과 현충일은 최종 제외했는데요. 결론만 얘기하자면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산업계 타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토요일이나 일요일, 다른 공휴일과 겹쳤을 때 대체 공휴일이 발생하는 날은 ▲국경일(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명절 및 기념일(설날 연휴, 추석 연휴, 어린이날) ▲종교 기념일(부처님 오신 날, 크리스마스)뿐이고요. 참 알찬 정보지만 '앎?'이 아니라 '이리저리뷰'를 작성하는 중이라 다시 주제 이어가겠습니다. 다른 씨앗을 품은 같고도 다른 망종 올해 현충일과 같은 날인 망종(芒種)은 24절기 가운데 아홉 번째 절기로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에 들죠. 한자를 풀면 까끄라기 망(芒)에 씨 종(種)으로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의 씨앗, 그리고 그 씨앗을 다루는
우리 시각으로 6월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Estadio Akron)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이 펼쳐집니다.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한 조에 묶인 우리나라의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붉은색이 팀 컬러인 체코죠. 월드컵 유니폼은 피파가 양 팀 색상 충돌 여부를 선제조건으로 두고 TV 시청자 맞춤형 명도, 미디어 환경 등 여러 요소를 따져 결정합니다. 피파 경기 운영 자료를 보니 첫 경기에서는 한국이 홈 성격인 붉은색, 체코가 흰색 원정 유니폼을 입게 됐네요. 체코는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준결승과 결승전 상대인 아일랜드, 덴마크를 모두 승부차기로 꺾었습니다. 피 말리는 혈투 끝에 지난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복귀를 이룬 체코가 입었던 유니폼은 모두 붉은색이었고요. 이처럼 승리의 기운이 담긴 붉은색을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에 양보하게 된 체코입니다. 스포츠에서는 색을 내어주는 일조차 건전한 경쟁의 일부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체코'라는 이름을 달고도 그 어떤 양보도 허용할 수 없던 물건이 경기장 바깥에 있었습니다. 해방군을 막던 해
1988년, 동계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오래 회자되는 두 꼴찌가 캐나다 캘거리에 등장했습니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영국 미장공과 열대 섬나라 군인들. '독수리 에디'라는 별명이 더 유명한 영국 첼트넘 출신 미장공 마이클 에드워즈는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에서 영국 활강스키 국가대표를 노리다가 무산되자, 비용이 덜 들고 자국 내 경쟁자도 없는 스키점프로 종목을 바꿉니다. 심한 원시였던 탓에 두꺼운 안경을 썼고 추운 경기장에서 안경에 김이 서려 착지점이 흐릿하게 보이는 날도 있었다죠. 캘거리에서 그는 바람대로 영국 사상 첫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선수가 됐으나 성적은 노멀힐(70m) 69.2점, 라지힐(90m) 57.5점에 그쳐 두 종목 모두 꼴찌였습니다. 두 종목을 석권한 핀란드의 마티 뉘카넨은 노멀힐 229.1점, 라지힐 224.0점을 받았고요. 하지만 당시 캘거리의 관중들은 뉘카넨이 아니라 에디에게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폐막식에서 조직위원장 프랭크 킹(Frank King)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선수는 금메달을 땄고, 어떤 선수는 기록을 깼으며, 일부는 독수리처럼 날기까지 했다"며 에디를 향한 헌사를 전했죠. 당시 화면을 본 분들은 아마 엄청난 헌사라는데
[악(樂)덕(후) 지주(지극히 주관적인) 무작위 앨범 소개] 스물네 번째는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니시아(Benicia)에서 스래시의 원형을 갈망하던 호쾌한 젊은이들이 뭉친 크로스오버 스래시 밴드 Fog of War(포그 오브 워)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 'Fog of War'. 워낙 오래돼 얼핏이라도 들어본 분들이 많을 스래시 메탈(Thrash Metal)은 1980년대 초중반 미국과 유럽에서 탄생한 익스트림 메탈의 초석 같은 장르로 헤비메탈의 공격성을 하드코어 펑크의 골격에 맞춰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유명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Metallica(메탈리카)와 Megadeth(메가데스), Slayer(슬레이어), Anthrax(앤스랙스) 같은 밴드들이 스래시 메탈의 시조 격으로 2000년대 중반, 이 장르를 향한 향수와 열정이 이른바 '스래시 리바이벌(Thrash Revival)'이라는 흐름을 타고 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살짝 흘러 새 세대의 밴드들이 1980년대 올드스쿨 스래시의 정신을 부활시키겠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등장했는데 포그 오브 워도 그 파동을 일으킨 밴드죠. 이들이 규합한 베니시아는 샌프란시스코 만(灣, Bay) 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