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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어 보험업계도…50년 만기 주담대 취급 중지 '릴레이'

 

[IE 금융]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계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판매를 중단한다.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도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일시 멈춘 것.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및 삼성생명은 이날부터 50년 만기 주담대를 잠정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이는 출시 약 1개월 만의 일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1일, 삼성화재는 지난달 7일 5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40년 이하 만기의 주담대는 유지한다.

 

차주 연령 제한(만 34세) 때문에 실적이 미미한 이유도 있지만, 업계에서 가장 먼저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한 한화생명이 판매 중단을 결정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 한화생명은 올해 1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40년 만기 주담대 판매는 유지하기로 했다. 이 보험사 역시 50년 만기 주담대의 차주 연령 제한(만 34세)으로 판매 비중이 적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 삼성생명 측은 "금융당국의 정확한 지침이 있기까지 50년 주담대 취급 중단을 결정했다"며 "이후 상황을 보고 판매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이미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출 문턱을 높였다. 지난달 20일 NH농협은행은 50년 주담대 상품을 취급한 지 두 달도 안 돼 판매 중단을 결정했으며 BNK경남은행도 같은 달 28일 판매를 멈췄다. BNK부산은행은 출시 일정 자체를 재검토 중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나이 제한이 없었지만, 지난달 25일 신청 건부터 연령 제한을 적용해 만 34세 이하만 가능하다. 수협은행과 대구은행도 50년 만기 주담대에 만 34세 나이 제한을 뒀다.

 

이처럼 은행권에 이어 보험권까지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압박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등장했다. 최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50년 만기 주담대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지목,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대출 만기가 증가하고 차주가 내는 매달 원리금이 감소한다. 한편 DSR 규제에 따라 대출 한도가 확대되고 총 이자액이 늘어나는 문제도 생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현재 판매를 하는 금융사라도 언제든 취급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을 서둘러 받자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0.41%(2조1122억 원) 늘어난 514조9997억 원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 주담대 잔액 규모가 2조 원 넘게 급증한 건 지난해 12월(2조3782억 원)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