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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복현 원장 "태영 자구안, 대주단이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지적"


[IE 금융] 금융감독원(금감원) 이복현 원장이 태영건설이 제시한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자구계획에 대해 "자기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니고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니냐는 의심을 대주단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채권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오너일가의 자구책이 워크아웃에선 가장 중요한데, 첫 단추부터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해 본인들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답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심하게 얘기하면 이건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 자구계획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 측에서 한다고 들었다"며 "오너 일가가 자회사 매각으로 수천억 원의 현금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태영그룹은 전날 설명회에서 워크아웃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제공 등 4가지를 내놨다. 

 

또 그는 "태영건설의 주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에 일정(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 협의회)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을 전후한 시점을 넘게 되면 사실상 산은이 채권단을 설득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11일 이후에도 이 이슈를 끌고 갈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아니다"며 "11일에 어떻게든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세도 요구했다. 그는 "대주주 측에서 현실성 있는 자금조달 계획을 갖고 있는지 채권단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며 "SBS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이 방송법상 여러 제약이 있다면 상장법인인 TY홀딩스의 지분을 오너일가가 갖고 있으니 이를 활용해 현실성 있는 지원을 채권단이 요구한다는 전달을 받았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를 묻는 질문에는 "각론들을 풀어가면 워크아웃 결론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금융당국은 지금 같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아래서 채권단에 무리하게 떠안으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떤 경우의 수에 다다르더라도 시장안정, 이해관계자 이익보호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대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