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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손태승 연임 가로막은 국민연금, 사내이사 선임 반대

[IE 금융] 일부 해외 연기금들이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과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에 반대표를 행사한다고 나선 가운데 국민연금도 같은 의사를 내비쳤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19일 회의를 열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주총 안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수탁위는 손 회장과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사내이사 선임안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손 회장은 대규모 고객 손실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받았다. 또 조 회장은 채용 비리와 관련해 최근 1심 판결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한 국민연금은 올해 이들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해 배당이나 이사 선임, 해임과 같은 경영에 강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신한지주와 KB금융, 하나금융의 경우 지분 9.97%, 9.94%, 9.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며 우리금융의 경우 8.82%의 지분을 갖은 2대 주주로 활동 중이다.

 

국민연금에 앞서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캐나다연금(CPPIB)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온타리오 교직원연금(OTPP) ▲플로리다연금(SBAForida) 등 다섯 곳은 이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기로 했다.

 

이들 해외연기금은 우리금융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29.35%로 적어 큰 변수는 아니었지만, 신한금융은 과반수가 넘는 64.4%이기에 사실상 불안했었다. 이런 와중에 국민연금마저 이들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져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에도 과점주주 추천인 중심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안건이 상정됐다"며 "과점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당사 지배구조 고려 시 안건 가결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처럼 일부 반대 의견을 표시하는 주주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일반 투자자를 변경했을 때부터 금융권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국민연금 외에도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투자자들도 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건을 모두 반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의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선임 건은 찬성했다. 

 

여기 더해 효성가 3세 조현준·현상 씨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과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 과도한 겸임이 이유로 꼽혔다. 

 

다만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의 만도 사내이사 선임의 건과 한라홀딩스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경영개선 노력이 다소 미흡하지만 그간의 노력과 최근 경제 상황을 고려해 모두 기권을 결정했다.

 

/이슈에디코 김수경 기자/